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3일 서울 동부구치소의 3.8평짜리 독방에서 수감 첫날을 맞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른 수용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 수인번호 716번이 부여된 이 전 대통령은 아침 6시30분에 기상해 모닝빵과 잼으로 아침을 먹었다.
이 전 대통령이 수용된 독방은 구치소 건물 12층에 있으며, 12층에는 이 전 대통령 외엔 다른 수용자가 없다고 한다. 지난해 옛 성동구치소에서 확장 이전할 때부터 직원 부족 등의 이유로 12층을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게 구치소 쪽의 설명이다. 12층엔 다른 층과 마찬가지로 농구대가 설치된 소규모 운동장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머무는 공간의 거실 면적은 10.13㎡(3.08평)이며, 화장실 면적은 2.94㎡(0.8평)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방 면적 10.08㎡(3.04평, 거실·화장실 포함)보다 조금 넓다. 이 전 대통령이 수용된 거실에는 일반 수용자 거실과 마찬가지로 텔레비전과 거울, 침구류(이불·매트리스),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구비돼 있다.
취침이나 식사는 일반 수용자들과 다르지 않다. 동부구치소의 수용자 하루 일과표를 보면, 아침 6시30분에 기상해 밤 9시에 취침한다. 아침 7시와 낮 12시, 오후 5시에 각각 아침·점심·저녁을 먹는다. 이날 점심엔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멸치볶음 등이 제공됐고 저녁은 감자수제비와 오징어젓갈 등이 나왔다. 수용자의 1일 급식비는 4415원(한끼에 1471원), 1년 의료비는 39만4343원으로 책정돼 있다.
서울 동부구치소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이 23일 0시20분 일반 수용자와 동일한 입소 절차를 거쳐 수용됐으며, 수용 과정에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 전 대통령을 동부구치소에 수감한 이유에 대해 △서울구치소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공범이 수용돼 있는 점 △서울 동부구치소를 확장 이전하면서 사용하지 않은 수용동이 있는 점 △조사나 재판을 받을 때 검찰청 및 법원과 거리가 가까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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