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23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연희단거리패의 전 예술감독 이윤택(66·구속)씨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극단 단원 4명이 26일 이씨를 추가 고소했다.
이씨는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연희단거리패 소속 단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피해자 17명이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날 4명이 추가 고소를 함으로써 피해자는 21명으로 늘어났다.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 대표인 이명숙 변호사는 “이씨는 피해자들 17명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부터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지난 23일까지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며 “경찰 조사는 물론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자리에 이르기까지 이윤택이 보여준 태도를 보고 그동안 고소를 망설이던 피해자 4명이 추가로 고소할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들 피해자 4명도 앞선 피해자들과 같이 이씨로부터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변호인단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변호인단은 배우 곽도원이 이윤택 사건 피해자 일부로부터 금품 요구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왜곡된 글로 이윤택 사건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곽씨의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임사라 변호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 후배들로부터 ‘힘들다, 도와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어젯밤 약속장소에 나갔다가 금품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씨의 성폭력 피해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재령씨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극계 선배인 곽씨에게 위로받았다는 생각에 고맙고 반가워 나간 자리에서 임 변호사가 나타나 후배들을 돈을 바라고 만나는 사람으로 매도했다”며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24일 두 번 전화했고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임 변호사는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녹취 파일과 배우 곽씨에게 돈을 요구한 피해자 4명의 명단을 변호인단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고소인 4명은 금품을 요구한 적이 없다. 녹취록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