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온전히 이뤄질 때까지 참사를 잊지않겠다는 4·16세대의 기억과 다짐을 모은 ‘제1호 세월호 참사 기억비’의 형상이 14일 공개됐다.
광화문광장에 ‘제1호 세월호 참사 기억비’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대학생 세월호 동아리 ‘기억이음’은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4주기 사전행사 ‘세월호 참사 4주기 대학생 대회’에서 기억비의 형상을 공개했다. 대학생 전소현씨는 이날 무대에 올라 “기억비 건립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4·16세대의 의지를 실물화하는 과정”이라며 “오늘 발표하는 스케치는 최종 디자인은 아니지만 기억비에 꼭 담고자 하는 의미와 상징들”이라며 기억비의 형상에 대해 설명했다.
전씨의 설명을 종합하면, 가장 도드라지는 형상인 노란 배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고, 희망 뜻하는 노란색을 사용함으로써 세월호 참사가 지금의 우리 사회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배를 받치는 여러 사람의 손은 진상규명 위해 함께 해온 시민들과 가족들을 상징하고, 배가 기울어 있는 모습은 시민들이 끝까지 기억해야만 온전히 진실 밝힐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위에서 본 세월호 기억비 이미지. 기억이음 제공
기억비를 위에서 보면 나침반처럼 생겼고 방향을 가리키는 침인 노란 배는 청와대를 향하고 있는데, 이는 세월호 참사는 본질적으로 국가와 정부의 책임이라는 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원을 따라 새긴 것은 희생자들을 한 명도 빠짐 없이 기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고,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진상규명 등을 위해 행동해온 사람들의 모습을 바탕에 담았다고 한다.
발표를 마친 전씨는 “기억비를 보고 우리 사회가 참사로부터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씨와 함께 활동하는 대학생 권동원씨도 이날 무대에 올라 “더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광화문 광장을 시작으로 여러 공간에 기억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4주기 국민참여행사 ‘4월16일의약속 다짐문화제’의 사전행사인 ‘세월호참사 4주기 대학생대회’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행사에 앞서 묵념을 하고 있다. 이날 대학생대회에서는 대학생 세월호동아리 ‘기억이음’이 광화문광장에 세워질 제1호 세월호 기억비의 형상을 공개했다.
‘기억이음’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상징적인 공간이자 천만 촛불을 함께 들었던 광화문광장에 제1호 세월호 기억비를 세우고자 지난 1월부터 활동 중이다. 이들은 현재 기억비의 형상을 만드는 것과 더불어 기억비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 활동, 장소 허가를 위한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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