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15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마치고 28일 새벽 귀가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전날인 27일 오전 10시30분 권 의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권 의원은 28일 새벽 1시20분께 조사를 마치고 서울 도봉구 북부지검 청사를 나와 대기 중이던 차에 올랐다. 권 의원은 강원랜드 인사청탁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처음부터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그것도 저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된 날 권 의원을 비공개로 ‘기습소환’한 것에 대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수사단 관계자는 “권 의원이 의정활동을 이유로 소환일정을 마지막까지 바꾸는 등 이 날짜, 이 시간을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권 의원 쪽은 “검찰에서 목요일과 금요일 중 출석하라고 해서 목요일에 나왔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강원도 강릉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2013년 11월 비서관 김 아무개씨를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압력을 넣는 등 10여명에 대해 인사청탁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애초 작년에 수사를 맡은 춘천지검은 권 의원을 ‘무혐의’로 잠정결론 내렸지만, 당시 수사를 맡았던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지난 2월 권 의원과 고검장 출신 변호사가 외압을 행사한 정황이 있다고 폭로하면서 독립된 수사단을 구성해 재수사가 이뤄지게 됐다.
안 검사는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4월 최종원 당시 춘천지검장(현 서울남부지검장)이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과 만난 후 최홍집 전 강원랜드 사장을 불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끝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안 검사는 권 의원과 최 전 사장의 측근 등 사이에서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정황이 있는 증거목록을 법원에 제출했으나 이영주 춘천지검장 등이 철회를 압박했다고도 주장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