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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칼바람이 땡볕 되도록 끝나지 않는 ‘굴뚝농성 200일’

등록 2018-05-30 17:32수정 2018-05-31 13:21

지난해 11월 75m 굴뚝 위에 오른 파인텍 노동자
오늘로 200일 "동지들 연대에 존경하고 고맙다"
‘파인텍 고공농성 200일 공동행동’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스타플렉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파인텍 고공농성 200일 공동행동’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스타플렉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두 명의 노동자가 75m 굴뚝 위에 오른 지 오늘로 200일이다. 회사가 굴뚝농성에 꿈쩍도 하지 않은지도 200일이 흐른 셈이다.

천막 제조업체인 파인텍의 노동자 홍기탁, 박준호씨는 파인텍 공장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에 노조와 약속한 고용승계·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양천구의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200일 전 혹한의 칼바람이 불던 굴뚝 위에는 어느덧 28도∼29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땡볕이 자리 잡았지만, 내려올 날은 아직 기약이 없다. 스타플렉스의 정리해고에 항의하기 위해 2014년 5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408일간 굴뚝 위에서 농성을 벌였던 차광호 지회장은 두 노동자에 대해 “좁은 공간에 200일 동안 갇혀있던 탓에 허리와 목에 디스크 증상이 나타나고 살이 빠지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등이 꾸린 ‘파인텍 고공농성 200일 공동행동 준비위원회(공동행동)’ 400여명은 ‘고공농성’ 200일을 맞아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단상 위에 오른 이승렬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파인텍 고공농성은 사용자가 노동자와 한 최소한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사용자가 약속을 어기고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해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플렉스 사무실에서 김세권 사장을 만나려 했지만 이미 자리를 비워 만나지 못했다는 차 지회장은 “동지들을 믿고 사무실에서 내려왔다”면서 “김세권 사장이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고 노동자가 자기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 여기 있는 동지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75m 상공 위 두 노동자는 열병합발전소 굴뚝 앞으로 행진해온 공동행동 참가자들을 향해 크게 손을 흔들었다. 휴대전화를 통해 발언에 나선 홍기탁씨는 “동지들께서 걱정해주시고 연대에 힘을 보태주고 계시다. 감사하고 존경한다”면서 “노동자의 삶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나아지지 않았다. 우리들의 요구사항뿐만 아니라 노동악법 철폐 등을 위해 지치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굴뚝 아래에서 발언을 들은 참가자들은 “힘내라”라고 연호했다.

공동행동은 오는 2일에도 목동 스타플렉스 앞에서 ‘울뚝불뚝 희망문화제’를 여는 등 연대의 힘을 보태는 행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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