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비공개 촬영회’ 수사 확대…9개 사건·43명 수사 중

“‘음란사진 수요’와 ‘이익창출’ 맞물린 악성범죄”
법률개정 추진·지속적인 단속 예정

한겨레 자료사진

유투버 양예원씨가 과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해 실상이 드러난 비공개 촬영회에 대해 경찰이 “대여성악성범죄 집중단속 차원에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양씨와 비슷한 비공개 촬영회 피해로 경찰이 수사중인 사건은 모두 9건, 피의자는 43명에 달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9일 “비공개 촬영회 중간 수사 결과 피해자들은 음란사진 촬영을 강요당하고, 중간수집자나 헤비업로더 등은 이익을 위해 이 사진들을 음란사이트에 유포하고 있었다”며 “특히 음란사이트 운영자와 디지털 장의업체가 서로 유착된 정황을 확인하면서 비공개 촬영회 전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과 산하 6개 경찰서가 모인 준합동수사본부가 수사하고 있는 비공개 촬영회 성폭력 피해 사건은 9건이다. 여성모델 추행 및 음란사진 유포 혐의를 받는 피의자는 스튜디오 운영자 8명, 유포자 6명, 헤비업로더 11명 등 모두 43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스튜디오 운영자, 유출자 등 피의자 8명은 여러 사건에 중복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촬영회 사진이 유포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스튜디오 관계자에 대해서는 성폭력특별법 방조 혐의가 적극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스튜디오 운영자나 모집책들이 일부 참가자로부터 유포 혐의가 의심되는 촬영자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도 이들을 참석시킨 것으로 확인됐다”며 “심지어 촬영자 신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촬영회에 참석시킨 정황도 확인돼, 이들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동의촬영물 유포)에 대한 방조 혐의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유투버 양예원씨의 성폭력 피해 사건에 대해서도 조만간 결론을 내 기소할 예정이다. 마포경찰서는 “스튜디오 운영자 ㄱ씨(42)는 ‘촬영 당시 강압과 협박이 있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며 “ㄱ씨에 대한 추가조사와 당사자간 에스엔에스(SNS) 포렌식 결과를 종합해 곧 (기소 여부를) 결론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양씨의 성폭력 피해 사건과 연관돼 입건된 피의자는 스튜디오 운영자, 촬영자 등 모두 7명이다.

경찰은 수사 결과 “비공개 촬영회가 ‘일반인 음란사진에 대한 꾸준한 수요’와 ‘관련자들의 이익창출 목적’이 맞물려 음성적으로 지속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20대 초반의 연기자·모델 지망생들에게 일반 촬영이라고 착각하게 한 뒤, 계약서 위반 등으로 협박해 점차적으로 노출강도를 높이는 식으로 음란사진 촬영을 강요하는 형태로 이뤄진 범죄라는 의미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촬영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영리목적으로 유포한 경우 더 중하게 처벌될 수 있도록 법률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여성모델들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음란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음란사이트에 유포해 성폭력을 저지르는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인 단속과 수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