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 부실검증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강대희 서울대학교 총장 후보자가 성추행 의혹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서울대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총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은 사상 처음인 데다, 성낙인 현 총장의 임기가 19일에 만료돼 총장 공백 상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대 학부·대학원 총학생회는 “총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책임이 크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9일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추위와 이사회가 후보자들의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학내 구성원들은 정책평가에 들어가기 전 검증 결과에 의지했으나 총추위는 이상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구성원들의 믿음에 심각한 해를 끼쳤고, 이사회는 피해 호소인들의 자필 진술서가 제출되고 공식기구에서 공문을 보냈음에도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절차를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총장 후보자들의 부실검증이 총추위와 이사회 검증 과정의 밀실 운영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윤민정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장은 “이사회는 법인화된 이후 밀실적인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했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학교 운영에 학생들의 참여가 확대 돼야 하는 이유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후보자들의 도덕성 검증이 부실했다면 단순히 유감을 표명하고 그칠 것이 아니”라며 후보자를 재검증하는 과정에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사회를 다시 개최하여 총추위에서 올린 후보자 2명 중에 한명을 낙점한다거나, 정책평가결과 4위였던 후보를 추가로 3인 후보에 올리는 땜질식 처방으로는 안된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강 후보자는 여성 교수를 성추행하고 논문을 표절하는 등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6일 사퇴했다.
장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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