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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균관대 학생들 “우리에게는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

등록 2018-09-11 14:15수정 2018-09-11 15:23

성대생들, 10년만에 총여학생회 부활나서
“피해자 편에 설 힘 있는 기구 필요”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10년 만의 총여학생회 부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성대에 재학 중인 일부 학생들은 3일 ‘성균관대 성 평등 어디로 가나?’(성성)란 이름의 단체를 만들고 총여학생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성성은 지난 3월 결성된 ‘성균관대 #미투·#위드유 운동 특별위원회’(성균 미투)에서 활동했던 학생들을 비롯한 독립적인 여학생 기구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모인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기구다. 이들은 최근 학내에 ‘성균관대에는 총여학생회가 필요합니다’란 이름의 대자보를 붙이고 “현재 학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여학생기구인 문과대 여학생위원회는 공식기구임에도 (학교) 익명 게시판에서 부당하게 존재 의미를 부정당하고 위협받고 있다”며 “성폭력의 원인이 성차별적 문화와 인식에 있음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공동체적으로 해결 및 예방하고자 하는 여성주의적 정치공동체가 필요하다”며 총여학생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성대에는 2009년 이후 입후보자 부재와 관심 부족 등으로 총여학생회가 꾸려지지 않았다.

성성은 총여학생회가 필요한 이유로 “피해자의 편에 설 수 있는 힘 있는 학생자치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성이 지난 3일 학내에 붙인 대자보를 보면, 지난 3월 성균미투는 학교 관계자와 만나 2015년 당시 이경현 전 성대 문화융합대학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남정숙 전 교수의 복직과 이 전 대학원장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지만, 학교 쪽은 성균미투의 일부 참가자를 “선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막아섰다고 한다. 성성 활동가인 최아무개(23)씨는 “성폭력 사건이 학내에서 얼마나 해결되기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여성 관련 문제에 전문성을 가지고 재정도 쏟을 수 있는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대학원장은 학교로부터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으며 최근 1심에서 강제추행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10년 만의 총여학생회 부활 운동에 대해 일각에선 ‘백래시’(반발)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남성혐오 조장하는 애들이 만든 단체”, “멍청한 일로 자존감을 채운다” 등의 게시글과 댓글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총여학생회 부활에 동조하며 붙인 대자보 중 일부는 떼어지기도 했다.

최씨는 “학생 사회 전반에서 여성 혐오적인 분위기도 많이 형성되고 있고, 소수자 혐오 표현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회칙에 맞게 총여학생회 선거가 치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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