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원대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서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 강훈 변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판결 부분 전부에 대해 항소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1심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에 항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11일 이 전 대통령의 1심 판결 중 무죄 판단이 내려진 부분에 관해 항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는 지난 5일 다스 법인자금을 횡령하고 삼성으로부터 다스의 미국 현지 소송비용을 뇌물로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28억7천여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다스 전·현직 임직원과 친인척 등의 진술, 관련 장부, 문서, 계좌명세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다스의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16가지 혐의 중 7가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청와대·외교부 소속 직원에게 다스 미국 소송 지원과 관련한 업무를 검토하게 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의 직무권한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직권남용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다스의 법인세 포탈 혐의 또한 “회수한 직원의 횡령금을 숨기기 위해 비용을 허위·과다 계상했다고 해서 법인세가 탈루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소 기각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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