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11일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출범을 축하하는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위원회’란 기관을 운용한다. 우리도 관련 법에 “행정기관 소관 사무에 대한 자문, 조정, 협의, 심의 또는 의결 등을 하기 위해 이루어진 합의제 기관”으로 규정한, 이른바 ‘행정기관위원회’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기능에 따라 규제개혁위원회와 같은 독자 권한을 행사하는 행정위원회도 있지만, 대다수는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자문위원회다. 대체로 정부위원과 민간위원으로 꾸려져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니, 문재인 정부의 행정기관위원회는 2018년 6월 말 현재 총 558개에 이른다. 대통령 소속이 19개, 국무총리 소속은 56개, 중앙 부처 소속은 483개다. 이 가운데 대통령 소속 위원회들은 그 위상에 걸맞게 우리 사회의 핵심 의제를 다룬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일자리위원회, 4차산업혁명위원회, 정책기획위원회,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그리고 최근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이다.
최근 몇몇 위원회를 두고 뒷말이 많다. 특히 이들 기관에 참가한 민간위원들의 성토가 심심찮게 나온다. 우선, 정부위원들의 불출석이 다반사라 전체회의가 제때 열리지 않기 일쑤란 지적이 있다. 기껏 회의가 열려도 민간위원들이 돌아가며 한마디씩 던지고 끝나기 십상이란 자조도 불거진다. 무엇보다 중장기 정책비전 마련이란 위원회의 목적에 걸맞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대통령과 정부가 경청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섣불리 위원회 무용론을 내세울 일은 아니다. 운용하기에 따라 위원회는 우리 사회 핵심 의제의 스토리라인을 풍성히 하고, 정부의 국정과제를 짚는 한편 그 전략적 설계도를 그리는 유용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기실 위원회는 대통령 및 정부가 얼마나 외부와 소통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꾀하려는지를 가늠하는 일종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건 등을 세심히 점검해 운용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시급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대통령의 관심은 필수 요건일 것이다.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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