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하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을 감찰한 결과를 설명하려 기자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검찰 수사관)이 최근 특감반 재직 시절 생산한 각종 첩보를 무차별 공개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청와대’에서 일했던 김 수사관이 적폐청산을 내건 ‘문재인 청와대’에서 일하게 된 배경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청와대 입성 배경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지만, 이와 관련해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27일 김 수사관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건설업자 최아무개씨를 통해 ‘청와대 특감반 파견’ 인사청탁을 했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해 이를 감찰 결과에 담았다.
감찰 결과, 김 수사관은 지난해 5월12일~6월29일 최씨에게 여러 차례 인사청탁을 했다. 감찰본부 관계자는 “인사청탁을 한 구체적인 물증이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자인 최씨에게 인사청탁을 한 이유와 관련해 감찰본부 쪽은 “김 수사관이 평소 유력 인사를 많이 아는 최씨를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감찰 조사에서 최씨는 김 수사관에게 받은 ‘프로필’을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보낸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청와대를 겨냥한 인사청탁이 실제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 수사관은 지난해 7월 세번째로 청와대 파견 근무를 나가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감찰본부는 최씨가 다시 인사청탁을 했다고 하는 제3의 ‘매개자’를 조사하지 않았다. 매개자는 공직자가 아닌 민간인이라고 한다. 감찰본부 관계자는 “민간인은 감찰 범위를 넘어선다. 이 사안은 수원지검에서 수사할 사항”이라고 했다. 수원지검은 청와대가 고발한 김 수사관 사건을 맡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김 수사관 인사를 가장 잘 아는 청와대가 채용 과정을 밝히면 되는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씨는 평소 “조국 민정수석과 고교 동문으로 친한 사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감찰본부는 “최씨가 민정수석에게 인사청탁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조 수석 역시 “최씨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일면식도 없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채용 절차는 (감찰에서 밝힌 청탁 등의) 그런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검찰 수사에 청와대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인사청탁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최우리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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