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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안희정 실형…시민단체 “여성들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

등록 2019-02-01 17:05수정 2019-02-01 21:12

안희정 2심 유죄 선고 뒤 반응
변호인 “수사·재판서 고통…2차 고통은 우리 사회 책임”
여성계 “‘피해자다움’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깨는 판결”
1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앞에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관계자 등 20여명이 모여 “2심 유죄 선고를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1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앞에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 관계자 등 20여명이 모여 “2심 유죄 선고를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항소심 재판이 열린 1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앞에는 오후 3시부터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안희정 공대위) 관계자와 시민 20여명이 모였다. 손에는 ‘보통의 김지은들은 더이상 침북하지 않는다’ ‘안희정은 유죄다’ 등의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안 전 지사의 혐의가 인정된다는 속보가 뜰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오후 3시30분께 징역 3년6개월 법정구속이 결정되자 누군가 외쳤다. “여러분은 역사의 현장에 있습니다”

안 전 지사의 유죄가 결정된 오후 4시께 안희정 공대위는 ‘2심 유죄 선고를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희정 공대위는 “이제 우리 사회 전체가 가해자 중심사회, 위력에 사로잡힌 구조와 문화에 대해 질문하고 #미투에 응답해야 한다”며 “#미투운동과 함께 한 여성들은 누가 뭐래도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피해자 김지은 전 충남도지사 정무비서는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비서는 “안희정과 분리된 세상에서 살게 됐다. 화형대에 올려져 불길 속 마녀로 살아야했던 고통스러운 지난 시간과의 작별이다”며 “제가 받은 도움을, 힘겹게 홀로 증명해내야하는 수많은 피해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비서를 변호했던 정혜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이번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너무 큰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피해자가 추가적으로 당해야만 했던 고통에 이 사회는 책임이 있다”며 “‘여기까지 온 것에 후회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쉽게 미투를 권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피해자의 말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안희정과 김지은이라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우리사회의 정의가 살아나고 있다는 희망을 준 의미있는 판결”이라며 “소위 ‘피해자다움’에 대한 우리사회의 잘못된 통념을 깨는 판결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임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할 때 ‘전형적인 피해자상’을 벗어났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이) ‘피해자다움’에 대한 법원의 편견을 깼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범죄에 대한) 합리적인 판결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주빈 박다해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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