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10월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공공성 강화 당정협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부가 사립유치원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공시 및 허위공시 제재 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놓고도 최근 입법예고된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이러한 내용을 담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월부터 도입되는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은 원아 200명 이상의 사립유치원에만 우선 적용된다. 전체의 85.8%에 이르는 나머지 사립유치원에는 올해 에듀파인이 적용되지 않아 예결산 정보공시 등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원아 수 200명 이상인 사립유치원 600여곳에는 에듀파인을 우선 적용하고, 미적용 유치원에는 정보공시 지침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사립유치원들은 ‘유치원 알리미’에 회계 정보 등을 올릴 때 담당자가 지침을 숙지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입력하는 사례가 많아 비판받았다. 이에 교육부는 유치원 운영에 학부모 참여를 확대하고,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허위 공시 등을 강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당시 제시한 ‘정보공시 부실에 따른 정원감축 제재 기준안’을 보면, 교육기관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시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공시하는 경우 1차 위반 시 시정명령, 2차 위반 시 정원의 10% 모집정지, 3차 위반 시 정원 10% 감축 등의 제재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이러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해마다 4월 말과 10월 말 ‘유치원 알리미’에 사립유치원의 정보가 공시되는데, 사립유치원들이 정보를 부실하게 공시해도 여전히 제재할 수가 없다”며 “대다수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부모들에게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정보공시 강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정보 공시 강화 방안을 미처 담지 못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시행령을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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