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S] 미투 폭로 한달, 서울대 서어서문학과는 ‘성폭력 백화점’
성희롱·여성혐오·여성차별 만연한 서울대 서어서문과
미투 폭로된 교수 외에도 남성 교수들 성폭력 문화 만연
‘술어술문과’로 불릴 정도로 폭력적인 술 문화도 유명
성희롱·여성혐오·여성차별 만연한 서울대 서어서문과
미투 폭로된 교수 외에도 남성 교수들 성폭력 문화 만연
‘술어술문과’로 불릴 정도로 폭력적인 술 문화도 유명
지난달 6일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ㄱ교수가 대학원생을 성추행했다는 대자보 미투 폭로가 나온 지 곧 한달이 된다. <한겨레>는 이 폭로 이후 다수의 서어서문학과 학생과 일부 교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수의 증언을 종합하면,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성추행 사건은 비단 ㄱ교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에는 성희롱과 성추행 등 여러 교수들의 성폭력 문화가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었다.
교수들은 성폭력을 밥먹듯 저질렀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어서문학과 ㅁ교수는 2017년 4월께 ‘방실이 사건’으로 학과에서 논란을 빚었다. ㅁ교수가 한 여성 대학원생의 다리를 보고 몸매를 평가하면서 “너는 다 좋은데 방실이라고 아냐, 네 몸매는 방실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여성 대학원생은 “내 다리가 어때서요”라고 항의했는데, ㅁ교수는 “그냥 방실이 아는지 궁금해서 물어 본거야. 너희들이 방실이를 알리가 없잖아”라면서 웃어 넘겼다. ㅁ교수는 서울대 교직원 주차장에서 외제 차를 몰고 다니는 중년 여성을 보고 “저런 차는 좋은 남편이나 만나서 취미로 공부하는 여자가 몰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ㅁ교수는 이어 여자 대학원생에게 “살을 빼라, 운동을 열심히 해라”, “여자들은 회사에 들어가도 결혼하고 애 낳으면 다 나온다. 그러니까 대학원에 와야 한다”, “나는 처녀는 부담되고 유부녀가 좋다”, “바보같이 ㄱ교수가 (미투에) 걸렸냐”라는 말 등을 해왔다. 스토킹 피해에 대해 고민 상담을 하는 대학원생에게 “예뻐서 그런 것”이라고 말한 교수도 있었다. ㅂ교수는 2016년 스토커로 문제로 고민 상담을 한 피해 대학원생에게 “스토커가 있는 것을 좋게 생각해라. 예뻐서 그런 거니까 걱정 하지 마라”라는 말을 했다. ㅂ교수는 수업시간에 여성 살해와 관련한 주제로 발표한 대학원생에게 “우리 과는 오히려 남성 살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ㅂ교수는 공공연하게 “스페인 여자들은 기가 너무 드세서 무섭다”라고 말했다. ㅅ교수는 2017년께 서울대 인문대학에 꽃을 심는 동아리를 만들었다며 학생들에게 “동아리 이름을 내가 제안했다. ‘화류계’다”라고 말했다. ㅅ교수는 여성과 남성을 암탉과 수탉에 비유하면서 일부다처제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발언하고, 이에 반박하는 대답을 한 학생에게는 “너 페미니스트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술자리에서는 학생들에게 종종 자신의 불륜 경험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ㅅ교수는 <한겨레>의 해명 요청에 ”(화류계는) 꽃 화에, 종류할 때 류. 꽃 종류를 가꾸는 모임이다. 말을 재밌게 하려고 한 것이다. 내가 지은 것은 아니고 다른 선생이 지은 것”이라며 “성희롱적인 작명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일부다처제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발언은 한적이 없다. 악의적”이라고 밝혔다. _________
성폭력 외에 폭력적인 술 문화도 유명 서울대 서어서문학과는 성폭력 외에도 폭력적인 술 문화로 유명했다. ‘술어술문과’라고 불릴 정도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인 강사는 “(교수들은) 술자리에서 성차별적인 발언과 성희롱을 했다”며 “2차·3차 때부터 파도타기를 시켰고, 나쁜 농담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술자리에서 너무 많은 여학생들이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술을 마셨다”며 “몇몇은 도망가서 화장실에 숨기도 했다. 숙취 음료도 몰래 마셨다”고 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교수다’라며 정말로 자랑스럽게 말했다”며 “해마다 대학원 엠티를 가는데 그때도 똑같았다. 술 마시고 다 누워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서어서문학과에서는 새벽 1~2시에 연구를 마친 대학원생들이 교수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가는 회식 문화가 일주일에 2~3차례 정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술자리는 자연스럽게 줄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상황을 걱정한 ㅁ교수는 2015년 12월11일 대학원생들에게 ”대학원생들 사이에 유대가 약한 것 같아 우려하고 있다. 지난번 희망자가 적어서 (대학원생) MT를 가지 못한 것도 한 사례라 볼 수 있다”며 “기본적인 음주량이 되는 사람을 (대학원생 대표로) 추천해 주길 바란다”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2015년 12월11일, 서어서문학과 한 교수가 대학원생들에게 ‘기본적인 음주량이 되는 사람’이 되는 대학원생을 대표로 추천해달라는 메일을 보냈다. 서어서문학과 대학원 졸업생 제공.
‘서울대학교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4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특위는 피해자 ㄴ씨가 쓴 한국어 대자보를 영어, 스페인어, 핀란드어, 현대 그리스어 등 9개 외국어로 번역해 전시했다.
‘서울대학교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4일 서울대학교 입학식 앞에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패러디해 ‘새내기들의 즐겁고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총장님, A교수 파면을 전적으로 미셔야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알리며 항의행동을 하고 있다. 특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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