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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윤석열, 거짓해명 논란···‘강직검사’ 도덕성에 상처

등록 2019-07-09 18:49수정 2019-07-09 21:18

“검찰 출신 후배 변호사 소개해준적 없다”
윤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서 답변했지만
윤 후보 해명 뒤집는 전화통화 녹취록 공개
윤대진 국장 “내가 소개해줬다” 진화 나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강직한 검사’라는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기수를 파괴하며 검찰총장 후보자에 지명됐던 윤석열 후보자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청문회장에서 자신과 가까운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검찰 출신 후배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지적을 부인했으나, 이를 뒤집는 전화통화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위증이나 변호사법 위반 등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부당한 지시에도 따라야 하느냐”, “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살아 있는 권력을 치받았던 ‘강직한 검사’라는 도덕성과 이미지에는 큰 흠결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문회날 밤 12시에 공개된 녹취록

윤 후보자는 8일 인사청문회에서 수차례 윤 전 서장에게 ‘검찰 출신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8일 자정께 <뉴스타파>가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2012년 12월 윤 후보자와 기자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하자, 윤 후보자는 “소개는 했지만 선임되지 않았다”, “사건 지휘라인이 아니라 문제 되지 않는다”, “당시 기자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튿날 거짓말 논란이 확산하자 윤 후보자 쪽은 “윤대진 국장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 당시 기자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을 했다. 이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한 것은 윤 국장”이라고 말을 바꿨다.

윤 국장도 “중수부 과장 시절 직속 부하였던 이남석 변호사는 내가 (형에게) 소개했다. 윤 후보자는 관여한 바 없고, 기자에게 그렇게 인터뷰했다면, 나를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 또한 “윤 국장이 ‘(형인) 윤 전 서장이 힘들어하고 있으니 얘기를 좀 들어봐달라’고 했을 뿐 윤석열 후보자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법적 책임 별개로 도덕적 타격은 불가피

이런 설명은 나름 설득력을 갖는다. 윤 전 서장이 중수3과장(첨단범죄수사과장)인 동생(윤대진)을 놔두고 중수1과장(윤석열)에게 변호사를 소개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검찰에서 ‘대윤’, ‘소윤’으로 불리는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은 각별한 특수통 선후배 사이여서, 보스 기질이 다분한 윤 후보자가 처지가 곤란해진 윤 국장을 보호하기 위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윤 후보자가 실제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해줬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위증에 해당할 수 있지만, 형사처벌은 어렵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후보자의 위증을 처벌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변호사법 위반도 마찬가지다. 검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하는 사건’과 ‘직무관련성 있는 사건’에 대해 변호사를 소개·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의 수사를 받던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가 문자를 보냈을 때(2012년 7월 초) 윤 후보자는 대검 중수1과장으로 같은 청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윤석열 후보자의 정치적, 도덕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직 검찰 고위관계자는 “검찰총장이 될 사람이 국민의 대표 앞에서 거짓말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특히, (이 변호사를) 소개는 했는데 선임은 안 됐으니 문제없다는 말은 말장난이다. 결혼정보업체가 소개해줬는데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소개를 안 받은 게 되나?”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발목 잡은 세무비리 사건 뭐길래

현재 논란이 되는 사건은, 윤 전 서장이 육류 수입업자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현직 신분으로 해외로 도피하며 불거졌다.

수사 초기 경찰은 윤 전 세무서장이 검찰 간부들과 골프를 쳤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골프장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6차례나 이를 반려했다. 또 동남아로 도피했던 윤 전 서장이 2013년 4월 강제송환돼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검찰은 이를 또다시 기각했다. 이후 보완 신청된 영장도 법원에서 기각됐고, 검찰은 22개월 뒤 윤 전 서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직 공무원이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망가고, 영장까지 청구됐는데 무혐의를 받았으니 (검찰이) 어느 정도 봐준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 수사팀장이었던 장우성 서울성북경찰서장은 8일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서장 무혐의 처분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저희 입장에선 범죄 혐의가 명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태훈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비교적 강직하게 정의롭게 사건을 처리해왔다고 여겼던 윤석열조차 검사 내부로는 엄격하지 못했던 게 드러난 셈”이라며 “검찰 조직이 가진 누군가를 불기소할 수도 있고 무혐의 처분할 수도 있는 강력한 권한이 결국 제 식구를 감싸는 데 사용된 또 하나의 사례가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우리 신지민 임재우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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