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자청해서 열린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딸이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서울대 총동창회가 운영하는 장학단체 ‘관악회’에서 두 학기에 걸쳐 장학금 800여만원을 받았는데, 이 기간에 한 과목(3학점)만 수강한 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응시했다. 이 장학금은 ‘성적이 우수하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준다고 돼 있어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않는 조 후보자의 딸이 어떤 경위로 장학금을 지급받았는지 논란이 커진 상태다. 조 후보자는 이날 “장학회든 대학원에든 연락을 한 적이 없고, 딸도 동창회 쪽에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뿐”이라며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부인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16년 부산대 의전원에 진학한 뒤에도 매 학기 200만원씩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 당시 지도교수인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은 성적 미달로 두차례 유급한 조 후보자 딸에게 지급 규정을 바꿔가며 장학금을 지급해 ‘맞춤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 장학금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이라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딸이 장학금을 받을 당시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2017년 5월 휴직)이면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2017년 5월~2019년 7월)으로,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에 해당하고, 액수도 청탁금지법의 한도를 넘었다.
노 원장은 부산대 양산병원장을 연임한 뒤 지난 1월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됐다. 그런데 노 원장이 “강대환 대통령 주치의 선정 과정에 일역을 했다”고 쓴 문건을 자신의 컴퓨터에 보관해온 사실이 지난달 27일 검찰 압수수색에서 드러나면서 딸 장학금 문제는 노 원장과 조 후보자의 ‘커넥션’ 의혹으로 커졌다. 노 원장이 부산의료원장이 되는 과정에 조 후보자가 어떤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의혹은 조 후보자와 노 원장이 2015년 10월, 부산대 양산병원이 조 후보자 어머니의 그림을 기증받아 문을 연 갤러리 제막식 뒤 저녁 식사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이날 “모친이 그림을 기부하는 행사를 가졌고 그날 모인 분들과 같이 밥을 먹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그 자리가 인연이 돼서 그 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여부는 검찰이 밝혀야 할 대목이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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