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연합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남편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 2심 재판에서 “두 사람이 이혼하고, 임 전 고문에게 141억여원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둘의 이혼 소송이 시작된 뒤 5년 만에 나온 두 번째 법원 판단이다.
서울고법 가사 2부(재판장 김대웅)는 26일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이 이혼할 것을 인정했다. 다만 임 전 고문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 금액이 86억원에서 141억1300만원으로 55억원가량 늘고, 임 전 고문의 자녀 면접교섭 횟수도 늘었다.
재판부는 “1심 판결 선고 이후 시간이 지나 이 사장의 재산은 증가한 반면 임 전 고문은 채무가 추가됐다. 여러 사정을 종합해보니, 재산분할 비율을 15%에서 20%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재산 분할액이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2017년 1심 재판부인 서울가정법원은 두 사람의 이혼을 허락하며 “재산 분할액으로 86억원을 임 전 고문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임 전 고문이 자녀를 만날 수 있는 횟수와 기간도 늘렸다. 월 1회였던 자녀 면접 횟수는 월 2회로 늘었고, 연휴와 여름·겨울 방학 중에도 자녀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설 또는 추석 중 하나의 명절을 선택해 그 연휴 기간 중 2박3일간 자녀와 함께 하고, 방학 중에는 6박7일간 만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면접교섭은 자녀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채 모성과 부성을 균형 있게 느끼며 정서적으로 건강히 성장하도록 부여된 자녀의 권리이다. 장기적으로 부모 중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유대감을 가질 경우 정체성 형성 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고 면접교섭 권한이 확장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은 2014년 10월 시작됐다. 1심 재판부는 2017년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로 이 사장을 지정하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임 전 고문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은 재판부 배당 문제로 1년6개월이 넘도록 진행되지 못했다. 임 전 고문 쪽이 애초 배당된 서울고법 가사3부 재판장인 강민구 부장판사가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특수관계’에 있다며 법관 기피 신청을 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재판부가 바뀌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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