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53)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산하 별도 ‘특별감찰반’(민정 특감반)에 소속됐던 검찰 수사관이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제기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때 울산경찰청을 방문했던 2명의 감찰반원 중 1명이다.
1일 검찰과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검찰 수사관 백아무개씨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서초동 지인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무실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 백 수사관은 청와대 민정 특감반 파견 근무를 마친 뒤 검찰로 복귀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에서 근무 중이었다. 민정 특감반은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과 별도로 백 전 비서관이 운영한 감찰 조직이다.
백씨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 측근 등에 대해 수사를 하는 울산경찰청을 방문했다. 이 때문에 백씨는 울산지검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았고,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봉직하며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근무해오신 분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여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을 통해 경찰청으로 내려보낸 ‘첩보문건’으로 시작됐다. 이 첩보를 건넨 인물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으로 확인되면서, 민정 특감반이 해당 첩보를 생산·가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정비서관실의 업무는 ‘국정 관련 여론 수렴 및 민심 동향 파악’, ‘대통령 친인척 등 대통령 주변 인사에 대한 관리’ 등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특감반은 이른바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검찰과 경찰이 다투는 것에 대해 부처 간 불협화음을 어떻게 해소할지” 알아보기 위해 울산경찰청을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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