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제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대학에서 해임된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전 교수 ㄱ씨를 지난달 말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한겨레>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유현정)는 지난달 30일 ㄱ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10월 수서경찰서가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넘긴 지 두달여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피해자 김실비아(30)씨가 지난해 6월 검찰에 낸 고소장을 보면, ㄱ씨는 김씨를 2015년 2월 한 차례, 2017년 6월 두 차례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성추행했다. 버스 뒷좌석에서 손을 뻗어 자고 있던 김씨의 정수리를 문지르거나 기습적으로 치마를 들쳐올려 다리를 만지고 강제로 팔짱을 끼게 했다.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김씨에게 “나를 아빠라고 생각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교내 실명 대자보로 ㄱ씨의 성추행 가해를 폭로했다. ㄱ씨는 제자와의 공동연구 논문을 베껴 자기표절을 한 뒤 연구실적으로 등록한 의혹과 대학원생의 인건비를 빼돌렸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ㄱ씨는 지난해 8월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 결과에 따라 해임 처분을 받았다. (▶관련 기사 :서울대, ‘제자 성추행 의혹’ 서어서문과 교수 해임 결정) 파면보다 징계 수위가 낮은 해임의 경우, 당사자는 3년 간 재임용이 제한되지만 퇴직 급여는 전액 수령할 수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당시 해임 결정을 내렸다”며 “징계 결과에 불복한 ㄱ씨가 최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