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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중 청소년 농구 박종천 감독 “우리는 환자 아니고 국민… 고국 찾는 건 당연”

등록 2020-01-30 17:51수정 2020-01-30 18:01

박종천 후베이성 청소년 농구대표팀 감독 영상통화
충북 진천 ‘우한 교민 수용 반대’ 시위에
“우한 교민도 국가의 일꾼 … 어렵겠지만 너그럽게 품어주길”
“중국 당국, 병실 부족해 1000∼2000개 불철주야 공사 중”

정부가 30일 저녁 늦게 중국 우한시에 체류 중인 우리 교민 350여명을 전세기로 송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나눠서 격리 수용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충북 진천 주민들은 트랙터와 화물트럭까지 동원하며 우한 교민의 수용을 저지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우한 교민의 마음은 어떨까요? 중국 우한시 올림픽센터 선수촌에 체류 중인 박종천 후베이성 청소년 농구팀 감독과 영상 통화를 했습니다.

한겨레TV 갈무리
한겨레TV 갈무리

Q. 현재는 어디에서 대기하고 있나요?

A. 저는 우한시 올림픽센터 선수촌에서 있습니다. 현재 이곳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은 저뿐이고, 중국인을 포함해서는 총 15∼16명이 있습니다. 오늘 새벽 2시 30분쯤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서 “중국 정부의 허가 지연으로 전세기 운항이 지연됐다, 집에서 대기하라”는 긴급 통지를 받았습니다. (※ 정부는 당초 30일 오후 3시, 5시 전세기 두 대를 띄워 우한 교민을 송환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중국 정부가 단 한 대만 허가해 30일 오후 8시 45분 350여명을 태운 전세기만 출발시키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그래서 각자 자기가 사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Q. 전세기 지연 출발 통보를 받고 어떠셨나요? 다른 교민분들이 많이 실망하진 않으셨나요?

A. 일단 저는 31일 전세기에 탑승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다른 교민들도 전세기 자체가 취소된 게 아니고 중국과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실망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전세기 송환 소식이 전해지기 전보다는 상당히 많이 안정됐습니다. 다만 어제 교민 채팅창을 보니 우한시 외부 위성도시에서 오는 교민들은 교통편이 좋지 않아 집결지까지 들어오는데 상당한 애를 먹은 것 같습니다. 도로가 통제돼서 택시 기사가 안 가려고 한다든지, 혼자 가기 어려워서 인근 교민과 카풀을 해서 가려고 시도하는 등 소통이 꾸준히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한겨레TV 갈무리
한겨레TV 갈무리

Q. 중국 정부가 왜 허가를 지연했는지에 대해서는 영사관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나요?

A. 영사관에서는 모든 정보를 우한 교민이 가입된 단체방에 수시로 공지를 하고 있습니다만, 왜 허가가 지연됐는지는 세부 사항은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Q. 정부는 당초 전세기 두 대를 띄우고, 좌석을 다이아몬드형(양옆과 앞뒤를 비워 놓는 방식)으로 배치해 교민 간 전염을 최대한 막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전세기가 한 대로 축소되면서 이 같은 조치가 어려워졌습니다. 혹시 이 점에 대해 불안감은 없으신가요?

A. 조심해야죠. 중국에서 1차 검역을 하고 2차로 대한민국 검역소 탑승 전에 두 번째로 하지 않습니까. 방역 체계 잘 되어 있어서 300명이 타든 200명이 타든 같이 포개져 타든 서로 마스크 쓰고 위생관리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Q. 중국 당국의 우한시 관리는 잘 되고 있나요?

A. 그렇죠. (후베이)성 정부나 중국 정부에서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확진환자가 늘어나 병실이 모자라니 지금 1000~2000개 정도 되는 병상을 밤낮 불철 주야 짓고 있어요. 공정이 많이 진척된 거로 알고 있습니다.

Q. 충북 진천에서는 어제부터 주민들의 격렬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A. 많이 힘들고 어려울지 압니다. 우한 교민들도 어쩌면 국가의 하나의 일꾼들 아닙니까. 힘들고 어려울 때 고국을 찾는 건 당연한 거고요. 아플 때 집에 가면 어머니 찾는 것도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좀 더 너그러운 마음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들은 환자나 의심자가 아닌 일반 국민입니다. 어려운 이 상황을 고국에서 잠시 피했다가 다시 (우한으로)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에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최윤아 기자 ah@hani.co.kr

연출: 조성욱 피디 chopd@hani.co.kr 김현정 피디 hope021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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