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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폰터뷰] 주민센터 가면 마스크 준다 vs 안 준다?

등록 2020-02-07 22:00수정 2020-02-14 10:56

“주민센터 가면 무료로 마스크 준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
“여기는 안 준다”“왜 지역마다 다르냐” 혼란 가중
작년부터 시행한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사업
‘재고 수량’ 자치구·주민센터마다 다른 탓
일부 지역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도

한겨레TV 갈무리
한겨레TV 갈무리

“마스크 필요하신 분, 주민센터 방문하면 됨. 그럼 줍니다요.”

“저희 동네는 공지 받은 게 없다는데요? 이것도 지역마다 다른 건지 참내. ”

6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문의 글이 쇄도했습니다. 포장지에 지자체 로고가 찍히거나 쓰여 있는 마스크가 중고거래 사이트 매물로 올라오면서 ‘마스크를 공짜로 나눠주는 지자체가 있냐’, ‘왜 우리 지역은 안 주냐’ 같은 질문이 쏟아진 겁니다. 여기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민센터 갔더니 미취학 아동 대상으로 마스크를 주더라’ 같은 인증 글과 ‘방금 전화해봤는데 안 준다더라’는 반박 글이 달리면서 상황은 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서울의 주민센터 10곳에 무작위로 문의했더니 준다는 곳도, 안 준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주민센터마다 소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마스크 지급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한겨레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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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걸까요? 주민센터마다 마스크 ‘재고 물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건복지부가 하는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 사업’을 알아야 합니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구비할 형편이 안 되는 저소득층(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계층, 사회복지시설 거주자) 총 234만명에게 한 사람당 1년에 50장씩 마스크를 (※작년은 하반기에 시행해 1인당 18매) 지원하는 사업인데요. 지난해 8월 2일 이 사업 예산이 본회의를 통과해 지자체별로 빠른 곳은 10월에, 늦어진 곳은 12월에 실제 마스크가 보급됐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체 지자체의 30%가 12월에야 마스크 배급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1년 치 마스크를 한 달 안에 배급하려다 보니 주민센터에는 미처 전달하지 못한 마스크가 남아 있게 됩니다. 또 입찰경쟁을 통해 당초 추산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마스크를 매입한 지자체도 있습니다. 지자체별로, 또 주민센터별로 마스크 ‘재고 물량’이 천차만별인 이유입니다. 실제 취재진이 주민센터에 물었더니 ‘3000개가 남아 있다’ ‘3분의 1이 남아 있다’ ‘재고가 없다’ 등 주민센터마다 각기 다른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마스크 재고 물량이 다 다르니 마스크가 많이 남아 있는 주민센터는 요청하는 주민에 한해 마스크를 주고, 그렇지 않은 주민센터는 주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진 겁니다.

보건복지부의 지침이 현장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점도 혼란에 일조했습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4일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 사업 지원 대상에게 충분히 마스크가 전달됐다면, 남은 물량은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줘도 된다’는 공문을 각 시군구에 전달했으나 현장에는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공무원도 있었습니다.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ㄱ씨는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는 대상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원 대상이 아닌데 마스크를 달라고 요청하면 편의점이나 약국 가서 사라고 안내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겨레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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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마스크 지원 대상자는 마스크를 잘 전달받아 사용하고 있을까요? 지난 5일 취재진이 저소득층 밀집지역인 서울 영등포구의 쪽방촌을 찾아 ‘정부로부터 마스크를 전달받았냐’고 물었더니 다섯 가구 모두 고개를 저었습니다. 복지부의 마스크 전달 지침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복지부는 “읍면동 복지담당 공무원이 유선 또는 서면으로 안내해 마스크 보급 대상자가 직접 수령하는 게 원칙이고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는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을 통해 전달하라”고 전달방식을 지정했지만, 실제 배급은 이와 다르게 진행됐습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이 지역은 (마스크 보급사업) 대상자가 많아 가가호호 줄 수 없다”며 “통장과 시립영등포쪽방상담소에 마스크를 박스째 가져다줬다”고 했습니다.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만만찮은 마스크.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 마스크를 지원하는 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복지부의 지침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주민센터별로 ‘케바케’ 지원이 이뤄지면 외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보다 통일성 있는 정책 운용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겨레TV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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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최윤아 기자 ah@hani.co.kr

연출/ 김현정 피디 hope021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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