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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징계 준다’ 검사 말에 불러주는 대로 작성”…동양대 조교 다시 법정에

등록 2020-05-28 22:46수정 2020-05-28 22:50

김아무개씨, 유튜버 인터뷰에서 주장
정경심PC 임의제출 조서 작성 과정서
“이의 제기하니 ‘징계’ 얘기…무서웠다”
검찰 “농담도 하며 진행…강압 없었다”
재판부, 증언 마친 김씨 다시 부를 계획
동양대학교 건물 내부.
동양대학교 건물 내부.

검찰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피시를 임의제출 받는 과정에 참여했던 동양대 조교 김아무개씨의 ‘임의제출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는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월 법정에 출석해 임의제출 당시 상황을 증언했지만, 그뒤 유튜브 방송에서는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임의제출 진술서를 썼다”고 주장했고 재판부가 이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변호인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유튜브 인터뷰를 통해, 검찰이 2019년 9월10일 동양대 강사휴게실에 있던 정 교수 컴퓨터를 가져가는 과정에 휴게실 관리자인 자신이 입회했는데, ‘검찰 수사관이 불러주는 대로 조서가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유튜버 ‘빨간아재’와의 인터뷰를 보면, 김씨는 “(컴퓨터 본체를) 가지고 있었다? ‘예’ (하라고) 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그냥 그 장소에 있다. 이렇게 (가지고 있었다고) 쓰면 안될 것 같다’ (그랬더니 검사가) ‘그게 가지고 있는 거다. 네가 관리하는 휴게실에 있으니까’ 그래서 넘어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조서에) ‘확인을 했다’고 쓰였는데 (컴퓨터를) 제가 연결을 해서 이게 누구 교수님 거고, 이런 (확인을 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컴퓨터가) 있는 존재 자체만 확인을 한 것”이라며 “그래서 이걸 ‘확인했다고 쓰면 이상할 거 같다’ 했더니 (검사가) ‘그냥 써라’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 조서를 본 김씨는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지금 이렇게 쓰면 나한테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이의를 제기하니 “얘 징계줘야 되겠네. 관리자가 관리도 못하고”라며 검사가 겁을 줬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이어 “제가 화가 나서 ‘왜 그렇게 얘기하시냐고’ 하자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아졌다”면서도 “징계를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검사가) 그냥 불러주시는 대로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 주장대로 진술서나 조서가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보통 일반 사람들이 진술을 할 때는 정제된 용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장황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술서로 정리하는 수사관 입장에서는 (말을) 압축해 그 취지를 정리한다”고 설명했다. 진술인이 말하는 내용을 요약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었을 뿐 수사관 뜻대로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씨는 임의제출로부터 한 달 뒤에 검찰청에 나와 “컴퓨터 임의제출 당시 강압적이었다. 무서웠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검사가 “어! 어느 부분에서 우리 강압적으로 했었냐”고 물어 “그때 좀 키 작고 그러신 분이 ‘나한테 징계를 줘야 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셔서 솔직히 좀 강압적이라고 느꼈다”고 답했더니 검사가 “에이, 그거 장난이잖아요. 왜 그러세요” 이렇게 반응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래서 ‘강압적인 수사는 없었다’ 이렇게 조서가 나왔다”며 “아, 이 사람들한텐 이 일이 별일이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임의제출 조서 작성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씨가 시설 관리 책임이 있는 당시 동양대 시설팀장 정아무개씨의 지시에 따라 정씨가 입회한 상태에서 임의제출에 응한 것이지 검찰의 압박으로 절차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김씨가 검찰청에서 조사를 받던 상황도 아니고, 수사관들이 협박한 것도 아니었다. 농담도 나누면서 진행됐던 일에 대해 김씨가 자신의 의사를 제압 당한 채 (임의제출 동의를) 했다고 평가할 순 없다”고 말했다. ’당시 검사가 김씨에게 징계 가능성을 거론했냐’는 질문에 이 검찰 관계자는 “현장에 있지 않아 워딩을 정확히 못 들어서 (그 부분에 대해) 말할 순 없다. 그런데 (검사가) ‘징계 안 먹으려면 검찰에 제출해야 한다’고 협박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검찰은 입회 당시 현장에 있던 동양대 시설팀장 정씨와의 대질신문이 필요하다며 김씨와 같은 날 증인신문을 했던 정씨도 다시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오는 7월2일 열리는 공판에서 김씨와 정씨 증인신문을 통해 김씨가 유튜버와 전화통화를 하게 된 경위와 그 인터뷰 내용, 진술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 등을 심문해 김씨 주장의 신빙성을 짚어볼 계획이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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