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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윤미향 “개인계좌 허술한 부분 있었다”면서도 “후원금 유용 안했다”

등록 2020-05-29 20:43수정 2020-05-30 02:35

[20여일만의 해명과 남은 의혹]

후원금 개인계좌 모금
“총 9차례 2억8천만원 모였고
2억3천만원은 목적에 맞게 사용
5천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써”
“허술한 부분 있었다” 밝히기도

재산 형성·딸 유학비 출처
“남편 형사보상금” 해명에도
3억원대 현금자산 설명 안돼

안성 힐링센터 고가매입 의혹
“9억원 매물 7억5천만원에 구입”
이전 정의연 해명과 크게 다르지 않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사진 공동취재단.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사진 공동취재단.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지 20여일 만인 29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정의연 전 이사장)가 기자회견을 열어 소명에 나섰지만 개인 계좌로 모은 후원금 이체 내용 등 구체적인 증빙자료들은 공개하지 않아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피의자 방어권’ 차원의 신중한 태도임을 고려하더라도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망라했다. 큰 갈래로 보면 △안성 힐링센터 매매 과정 등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활동을 둘러싼 의혹과 △후원금 개인 계좌 모금 △자녀 유학 자금 출처 등 윤 당선자 개인을 향한 의혹이다. 그러나 수사 대상인 ‘후원금 모금·지출’과 관련해선 대부분 정의연이 내놓은 해명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금한 부분은 검찰 수사의 핵심이어서 증빙자료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됐다. 윤 당선자는 2014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외국 방문 경비나 장례 조의금 모금, 국외 구호 지원 등의 목적이 있을 때 에스엔에스(SNS) 등에 글을 올려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받았다. 확인된 계좌는 모두 네개다. 그는 이날 “9건의 모금을 통해 2억8천여만원이 모였고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2억3천여만원”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5천여만원에 대해선 “정대협 사업에 썼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증빙자료는 내놓지 않았다.

윤 당선자는 검찰 수사를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두기도 했다. 윤 당선자는 “계좌이체 내역을 일일이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이체 이유를 ‘거의 모두’ 부기해 놓았다”고 밝혔다. ‘허술하다’ 등의 표현 등은 후원금 사용 내용에 일부 ‘구멍’이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읽힌다. 후원금을 용도에 딱 맞게 쓰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착복하지는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자의 업무추진비 유용 등을 수사할 때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하면 검사가 이를 입증하긴 쉽지 않다. 식사 자리 등에서 지출했어도 ‘업무 연관성이 있는 자리였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정대협 활동과 직결되지 않은 사용 내용이 있어도 ‘유용’ 여부를 파악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계좌에서 윤 당선자의 개인 돈과 후원금이 섞였을 가능성도 있다. 2014년 윤 당선자가 자신의 계좌로 ‘베트남 빈딘성 우물파기’를 위한 후원금을 모금했을 때, 그가 나중에 공개한 모금 내용을 보면 윤 당선자 자신도 이 계좌에 네 차례에 걸쳐 38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돈이 실제 기부한 것인지, 애초 윤 당선자의 강연 수입 등으로 입금된 돈인지는 확실치 않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윤 당선자의 재산 형성과 관련한 의혹도 그 연장선에 있다. 윤 당선자가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신고한 재산 내역을 보면, 그는 국민은행 계좌에 3억2천여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윤 당선자는 앞서 딸의 유학 자금을 남편 김삼석씨의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에서 지출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가족이 받은 배상·보상금 2억8천여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딸의 유학 자금을 썼다면, 1억4천여만원의 현금을 추가로 보유한 것이다. 윤 당선자는 이날 “정대협 돈을 횡령해 딸 유학 자금을 댔다”는 의혹은 일축했지만 3억원대 현금 자산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안성 힐링센터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해선 윤 당선자는 “9억원에 나온 매물 가격을 조정해 7억5천만원에 샀고 시세 하락 등으로 4억2천만원에 팔았다”고 해명했다. 힐링센터는 “1평(3.3㎡)당 600만원이 넘는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도자인 김아무개씨가 2007년 3500여만원에 사들인 부지에 60평 주택 건축비 3억6천만원을 들여 집을 지었다고 해도 수억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건축법 시행령상 건설공사의 용도별·구조별 표준단가를 보면 스틸하우스 구조의 ㎡당 표준단가는 99만8천원이다. 윤 당선자는 당시 알고 지내던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이 주택의 매도자 김씨를 소개받았다.

채윤태 김정필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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