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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규직 전환 1호’ 인천공항공사, ‘자회사행 압박’ 논란

등록 2020-06-04 19:41수정 2020-06-05 02:12

자회사 전환 거부 보안검색원 1200명
“직접고용하라”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공사 직원 “소송 끝날 때까지 근무 안 시켜
신입 뽑아 두 달만 트레이닝시키면 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공항/사진공동취재단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공항/사진공동취재단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찾아 직접고용을 약속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대상 1호’ 인천공항의 보안검색원들이 전환 방식을 놓고 공사와 충돌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경비’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이달 말까지 기존 용역업체 소속 보안검색원을 이 회사에서 고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공사 소속 관리자가 자회사행을 거부하는 보안검색원에게 해고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부당한 압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한겨레>가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지난달 29일 아침 8시께 공사 박아무개 감독은 용역업체 ㅅ사 소속 보안검색원들에게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하면 빠르면 1년, 늦으면 3∼4년 걸리는데, 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근무를 못 한다. 당연히 공사는 근무를 안 시키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회사행에) 사인한 직원들만으로 공항을 돌리고, 승객이 늘면 신입을 뽑아서 두 달만 트레이닝시키면 된다”고도 했다.

보안검색원 1900여명 중 자회사 이적에 동의한 700여명을 제외한 1200여명이 공사가 직접고용하라며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황인데, 공사가 이를 빌미로 보안검색원들을 해고하고 자회사에 새로 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하지 않으려고 자회사를 만들고 2년 넘게 소송전을 벌인 것과 판박이인 셈이다. 결국 도공은 패소해, 승소한 요금수납원을 모두 직접고용했다.

보안검색원들로 꾸려진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 보안검색노조의 김대희 공동위원장은 “용역 계약기간이 이달 말까지인 보안검색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협하고 생계권을 위협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공사 노사는 2017년 12월 보안검색원의 직접고용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공사 쪽이 일방적으로 이 합의를 뒤집고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재 보안검색원이 소속돼 있는 용역업체는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원을 고용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공사 소속으로 바뀌면 이 특수경비원 신분을 유지할 수가 없어 국가보안시설인 인천공항 보안에 문제가 생긴다는 게 이유였다. 보안검색노조 쪽은 “같은 국가보안시설인데, 정부청사를 경비하는 청원경찰은 직접고용된 사례가 있다. 경비업법을 핑계로 대는 건 직접고용을 하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공사 관계자는 “자회사로 임시 편제한 뒤 법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직고용을 하려는 계획”이라며 “감독자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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