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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의연 “양아들 황 목사, 길원옥 할머니 돈 장기간 받아갔다”

등록 2020-06-19 12:14수정 2020-06-20 16:32

일부 언론, 쉼터 소장 의혹 보도 반박
할머니 보살핀 요양보호사들 증언 인용
“방문·특별 요청때도 아들에 현금 제공”
“길 할머니, 1일에도 3천만원 지급”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쉼터를 14년동안 지켜온 고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 소장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쉼터를 14년동안 지켜온 고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 소장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최근 숨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 관련 의혹 보도에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정의연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양자 부부가 주장한 내용을 토대로 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16년간 정성과 헌신으로 피해당사자들을 보살펴왔던 손영미 소장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정의연을 비리집단으로 몰며, 인권운동가의 삶을 실천해 오신 길원옥 할머니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일방적인 주장에 기초한 악의적 보도를 당장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밝혔다.

일부 매체는 최근 길 할머니의 양자인 황선희(61) 목사 부부의 주장을 인용해 “길 할머니가 매달 받던 정부 지원금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갔고, 이를 알게 된 조씨가 손 소장에게 해명을 요구하자 손 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손 소장이 길 할머니의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의연은 이러한 의혹을 일축하고 “황 목사가 정기적으로 오랜 기간 길 할머니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정의연은 “길 할머니를 보살핀 요양보호사들이 ‘할머니는 양아들에게 정기적으로, 방문 시 혹은 특별한 요청에 따라 현금을 제공했다’는 증언했다”고 밝히면서 길 할머니의 돈을 받아간 것은 황 목사 부부라고 주장했다.

황 목사 부부에 대해 정의연은 “더 이상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명예에 누가 되는 일을 하지 말고, 손영미 소장의 삶을 폄훼하지 말아달라. 부디 가족으로서 할머니의 건강과 안녕만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이하 정의연 입장문 전문.

‘일부’ 언론은 고인이 되신 쉼터 소장님과 길원옥 인권운동가, 정의기억연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십시오!

길원옥 할머니의 양아들과 며느리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6월 17일 조선일보 원우식 기자의 “[단독] ‘길원옥 할머니 통장서 돈 빠져… 이유 묻자 쉼터소장 무릎 꿇더라,’” 6월 17일 중앙일보 이우림·정진호 기자의 “[단독] 길원옥 할머니 가족 "뭉터기로 돈 빠져나갔다" 檢진술”, 6월 18일 조선일보 원우식·조유진 기자의 “2천만원, 5백만원… 치매 길원옥 할머니 통장서 뭉칫돈 나가,” 6월 18일 조선일보 사설 “[사설] ‘뭉칫돈’ 해명 요구에 무릎 꿇었다는 쉼터 소장, 너무 썩었다” 등 고인의 계좌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16년간 정성과 헌신으로 피해당사자들을 보살펴왔던 손영미 소장님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정의연을 비리집단으로 몰며, 인권운동가의 삶을 실천해 오신 길원옥 할머니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정의연은 몇 가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1. 길원옥 할머니 양아들의 법적 양자 취득 시기는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만약 조선일보 6월 18일 보도대로 할머니가 이미 “치매” 상태라면, 지난 5월, 길원옥 할머니의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가져가 등록한 양아들의 법적 지위 획득 과정 또한 문제가 됩니다.

2. 양아들은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길원옥 할머니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고인은 물론 쉼터에서 할머니를 함께 보살피던 요양 보호사분들의 증언에 따르면, 할머니는 양아들에게 정기적으로, 방문 시, 때론 특별한 요청에 따라 현금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접 방문이 어려워지자, 고인이 양아들의 은행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습니다. 6월 1일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1천만원과 2천만원, 합계 3천만원이 양아들에게 지급되었습니다.

3. 그간 마포 쉼터에는 네 분의 요양보호사분들께서 돌아가며 길원옥 할머니를 돌봐 주셨습니다. 매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급되는 보조금만으로는 모자라 정대협도 추가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2019년 한해만, 총 1545만원이 정대협 계좌에서 간병비로 지급되었습니다.

4. 길원옥 할머니는 인권운동가의 삶을 실천해 오셨습니다. 전 세계를 돌면서 증언활동을 하시고 다른 전쟁피해자들을 다독이며, 수요시위를 비롯해 다양한 장에서 젊은이들과 만나고 적극적인 기부활동을 통해 인권의 가치를 널리 퍼트리셨습니다. 이 모든 활동은 쉼터에서 함께 생활하던 고인께서 주야로 할머니의 건강과 정서적인 안정을 온전히 보살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2014년~2019년 길원옥 할머니 해외 증언활동 프랑스, 미국, 독일, 호주, 일본 등 13회

⇨ 2017년 <길원옥여성평화기금> 5천만원 기부 등

⇨ 2019년~2020년 <김복동센터> 1천만원 기부

⇨ 2019년~2020년 <김복동의희망>에 <길원옥장학금> 1500만원 기부 및 매월 5만원 정기후원으로 현재까지 총 75만원 기부

5. 이중 <길원옥여성평화상>의 경우, 전적으로 길원옥 할머니의 기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15한일합의’ 이후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 지불하는 1억원을 거부한 할머니는 2017년 시민들의 성금으로 모인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을 받으셨습니다. 이중 5천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시고 1천만원은 양아들에게 지급했다고 합니다. 정의연은 할머니의 숭고한 뜻을 받아 <길원옥여성평화기금>을 조성하고, 이 기금으로 운영되는 <길원옥여성평화상>을 만들어 여성인권평화에 기여한 분들을 매년 선정해 상금을 수여해왔습니다. 길원옥 할머니의 기부금은 공시에서 별도로 표시되지 않았을 뿐 기부금 전체 금액에 포함되어 있으며, 정의연 결산서류에 정확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부 언론의 보도는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삶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이자, 당사자의 소신과 의지에 따른 여성·인권·평화 활동을 뿌리째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자 개인의 삶조차 희생한 고(故) 손영미 소장님과 정의연을 ‘파렴치한’으로 매도하는 명예훼손 행위입니다.

2017년 5월 28일 길원옥 할머니는 독일 베를린 방문 중 진행된 IS성노예제 피해자 마르바 알-알리코씨와의 간담회에서 “내가 겪은 아픔은 마음으로 참되,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알고 해결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도록 계속 알리고 싸워야 해. 우리의 후손들은 나같은 피해를 당해서는 안돼. 힘들지만 함께 해요”라고 말씀하시며 피해자와 손잡고 위로하셨습니다. 남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합니다. 길원옥 인권운동가께서 손수 실천하신 숭고한 가치를 지키고 계승하는 일입니다.

언론에 요구합니다. 일방적인 주장에 기초한 악의적 보도를 당장 중단하고 사과하십시오. 길원옥 할머니의 명예와 존엄함에 더 이상 상처내지 말아 주세요. 그의 숭고한 실천정신에 감명 받아 새로운 희망을 품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삶을 흔들지 말아 주세요.

길원옥 할머니의 가족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명예에 누가 되는 일을 하지 말아 주세요. 그의 삶을 빛나게 하며 그림자처럼 돌봤던 고(故) 손영미 소장님의 삶을 폄훼하지 말아 주세요. 부디 가족으로서 할머니의 건강과 안녕만 생각해 주세요. 할머니께서 쌓아온 업적과 명예가 훼손하지 않게 지켜 주세요.

길원옥 할머니의 몸과 정신의 강건함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고(故) 손영미 소장님의 평안한 영면을 기도합니다.

2020년 6월 18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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