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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길원옥 할머니 요양보호사들 “양아들 매주 돈 받아가”

등록 2020-06-20 04:59수정 2020-06-20 07:29

정의연 쉼터서 일했던 2명 밝혀
“매달 60만원 정기적으로 가져가고
주말마다 찾아와 현금 받아가
합하면 월 100만~200만원 될 것”
‘손영미 소장 횡령’ 양아들 주장
‘터무니없다고 느껴 인터뷰’ 밝혀
“검찰서 부르면 가서 적극 증언할 것”
지난달 21일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직원들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의 ‘피해자 쉼터’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달 21일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직원들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의 ‘피해자 쉼터’로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양자 황선희 목사 부부가 고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에 대해 ‘횡령’ 의혹 등을 제기하고 검찰도 수사에 나선 가운데, 황 목사가 수시로 길 할머니를 찾아 현금을 가져갔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길 할머니를 6~7년 동안 가까이서 돌본 쉼터 요양보호사들은 “필요하면 검찰에 나가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18일 <한겨레>와 만난 길 할머니의 요양보호사 2명은 “황씨가 매달 60만원을 정기적으로 가져갔고, 매주 주말 찾아와 길 할머니에게서 현금을 받아 갔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렇게 다달이 황씨가 챙겨간 돈이 100만~200만원 선에 이른다고 봤다. 6년 동안 쉼터에서 돌봄 업무를 한 요양보호사 ㄱ씨는 “할머니 주머니에 항상 돈이 5만원짜리로 수십만원 있었는데 아드님이 오면 거의 다 주셨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교통사고, 손주들의 어학연수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수시로 돈을 받아 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황 목사는 갓난아기 시절부터 길 할머니가 키운 양아들이다.

이들은 황 목사 부부가 최근 언론을 통해 “손 소장이 길 할머니의 통장에서 뭉칫돈을 빼냈고 할머니를 ‘앵벌이’시켰다”고 주장하는 점이 터무니없어 인터뷰에 나섰다고 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쉼터 회계관리와 관련해 황 목사 부부가 제기한 의혹도 수사 중이다. 앞서 서부지검은 황 목사 부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길 할머니의 통장에서 인출된 현금의 사용처를 놓고 황 목사 부부와 정의연 쪽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양쪽 진술의 신빙성이 수사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요양보호사들은 “검찰에서 부르면 가서 적극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매달 18일 길 할머니가 일정 액수를 ‘현금으로 뽑아달라’고 하면 손 소장이 정부·서울시 보조금 등 300만~350만원이 들어오는 길 할머니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 할머니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7년간 쉼터에서 일한 ㄴ씨는 “손 소장이 돈을 뽑아 와서 드리면 할머니께서 현금을 가지고 쓰셨다. 아들에게 용돈을 얼마 주셨는지, 어디 쓰셨는지 손 소장이 기록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연과 쉼터의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진 뒤 황 목사가 2004년부터의 지출내역을 모두 달라고 요구하며 폭언을 이어가자 손 소장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ㄱ씨는 “손 소장이 하도 걱정하기에 ‘아드님이 가져간 돈들인데 어떻게 그걸 기록해놓겠나. 내가 뭐라고 할 테니 걱정 말라’고까지 말했었다”고 돌아봤다.

정의연은 앞서 손 소장 관련 의혹 보도에 대한 입장문을 내어 “‘일부’ 언론은 고인이 되신 쉼터 소장님과 길원옥 인권운동가, 정의기억연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겨레>는 황 목사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입장을 물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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