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92) 할머니가 26일 대구의 한 찻집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만났다. 이날 만남에 함께했던 이용수 할머니의 한 지인은 <한겨레>에 “할머니께서 7월 중 이 이사장을 다시 만나 위안부 인권운동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셨다”고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 쪽 제공
이용수 할머니가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만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수요시위)에 다시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6일 <한겨레>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이 할머니는 이날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이 이사장을 만나 이런 의견을 전했다. 이 이사장은 <한겨레>에 “할머니가 최근 보수단체가 소녀상 근처에서 집회를 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내시면서 수요시위에 함께 나가자고 하셨다”며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당분간 서울에 갈 수 없으니 나에게 내려와 대구 지역 수요시위에 함께 가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정의연 쪽은 이날 만남을 먼저 제안한 것은 이 할머니였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오전에 할머니 쪽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와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구로 내려왔다. 만나서 처음엔 아무 말씀도 못 드리고 함께 울었다”고 했다. 이날 만남에서 이 할머니는 최근 세상을 떠난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에 대해 “너무 착한 사람이 그렇게 죽었다”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지난 16일 손 소장 부의금으로 100만원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역사교육관 설립’, ‘수요시위 지속’, ‘지역 방문’ 등 세가지를 요구했다고 정의연 쪽은 전했다. 이 이사장은 “청소년을 교육하고 한·일 청소년 교류를 체계적으로 추진하려면 장소가 있어야 한다며 지역 단체들과 함께 ‘위안부 역사교육관’을 만들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할머니가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한달에 한번이라도 지역에서 하는 수요시위에 같이 참석하자고 제안했다. 지역에 피해자 할머니들이 있고, (피해자 지원) 단체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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