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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참위 “세월호 해경 항공요원, 상황 알고도 구호 안했다” 검찰 수사요청

등록 2020-07-01 09:45수정 2020-07-01 18:52

[사참위 조사 결과 발표]
“선박 교신도, 항공구조사 내려보내지도 않았다”
기장들, 2014년 참고인 조사에선 “승객 타고 있는 것 몰랐다” 했지만
당일 오전 승객 수 언급 등 교신 수십번 흘러나온 것 확인돼
“직접 구호 요청했으나 묵살됐다”는 생존자 진술도 나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세월호참사 초기 해양경찰 항공출동세력에 대한 수사요청'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30일 오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세월호참사 초기 해양경찰 항공출동세력에 대한 수사요청'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세월호 참사 당일 출동한 해경 항공기(헬기) 기장들이 제때 구호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항공기 기장들은 “세월호가 완전히 전복될 때까지 다수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 재판대에 선 적이 없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가 완전히 뒤집어지기 전 현장에 도착했던 해경 항공기 기장 4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항공 구조활동과 관련해 사참위가 검찰 수사를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참사 당일 출동했던 B511호기 등 항공기 기장들은 그간 세월호 참사 관련 수사 과정에서 책임을 부인해왔다. 2014년 검찰 참고인 조사에선 “많은 승객들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알았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객들을 밖으로 나오게 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일부는 ‘세월호’라는 선박명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참위는 해경 관련자, 참사 생존자 등을 대면조사하고 항공기에 조사관이 직접 탑승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장들의 진술과는 달리 세월호 안에 승객 다수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당시 항공기 통신장비들에서 세월호 승객 수를 직접 언급하는 등의 교신이 오전 9시10분에서 10시 사이에만 수십 차례 흘러나온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사참위는 기장들이 현장 이동과 도착 이후에 기본적인 구조지침조차 따르지 않는 등 ‘무책임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사고 선박과 교신하며 선장·선원들이 승객들을 갑판으로 나오게 하거나, 항공구조사를 조타실 등으로 내려보내 구조작업을 해야 하지만 기장들이 이러한 조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조의 ‘골든타임’인 9시30분부터 10시20분 사이에 항공구조사들이 직접 선체에 내려가 선체 위에서 머무는 동안에도 적절한 구조조처는 이뤄지지 않은 걸로 나타났다. 사참위 조사 과정에서 한 생존자는 ‘항공구조사들이 승객들의 구조 요청을 묵살했다’고 증언했다. 박병우 진상규명국장은 “갑판에 나온 승객들 중 일부가 항공구조사들을 향해 안에 많은 이들이 갇혀 있다며 선실로 내려가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구조사들은 조사 과정에서 그러한 요청을 들은 적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참위는 당시 선박 안팎의 상황과 수온 등의 조건을 고려할 때 해경 항공요원들이 필요한 조처를 제때 했다면 모든 승객들이 원활히 대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문호승 진상규명소위원장은 “기장들의 업무상 과실로 303명 승객이 사망하고 142명이 상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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