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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윤석열, 수사팀 변형 꾀해…추미애, 곧바로 재지휘 나설 듯

등록 2020-07-09 04:59수정 2020-07-09 09:20

윤, 검언유착 수사책임자 교체 등
타협안 형태 독립수사본부 건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수사지휘 배제
법무부 “수사팀 변경·교체 안돼”
대검 “윤 총장, 큰 양보를 한 것”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언 유착 의혹 수사지휘로부터 6일간의 침묵을 깨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내놓은 카드는 ‘서울고검장이 수사본부(서울중앙지검 수사팀 포함)를 구성하고 이를 지휘하는 독립적 수사’였다. 그러나 이는 추 장관이 지휘권 발동 때부터 줄곧 강조했던 ‘기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독립적 수사’에 변형을 가한 것이어서 법무부는 재지휘 등 즉각적인 시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수사팀을 포괄하는 새로운 수사팀을 구성하자는 윤 총장 건의의 성격을 파악하려면 추 장관의 수사지휘 내용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수사지휘서 2항에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함”이라고 밝혔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정현 1차장-정진웅 형사1부장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수사라인이 대검의 지휘를 받지 말고 수사하라는 지시였다. 이튿날 검사장 회의가 소집되고 검찰 내부에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배제하는 건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오자 법무부는 추가 설명도 내놓았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공문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관련 수사가 진행되었고, 통상의 절차에 따라 수사팀이 수사의 결대로 나오는 증거만을 쫓아 오로지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수사하라는 취지”라며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음은 물론, 장관의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4월부터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오로지 수사를 마무리하라고 명확하게 명토 박은 것이었다. 7일에도 법무부는 윤 총장에게 “장관의 지휘 사항을 ‘문언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1주일간 이어진 추 장관의 메시지에 비춰보면 윤 총장이 건의한 ‘서울고검장이 지휘하는 수사본부’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부합하지 않는다. 윤 총장의 건의가 있고서 약 2시간 뒤에 법무부가 바로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며 이를 ‘지시 불이행’으로 간주한 이유다.

추 장관은 한 사찰 경내에 있는 자신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무수한 고민을 거듭해도 바른길을 두고 돌아가지 않는 것에 생각이 미칠 뿐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추 장관은 한 사찰 경내에 있는 자신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무수한 고민을 거듭해도 바른길을 두고 돌아가지 않는 것에 생각이 미칠 뿐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존중”한다는 표현을 쓰며 일종의 타협안 형태의 독립수사본부를 건의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팀을 완전히 갈아버리겠다고 하면 몰라도 (기존) 수사팀을 그대로 포함하고 간다는 거여서 (윤 총장으로서는) 굉장히 큰 양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기존 수사팀을 수사본부에 포함한다고는 하지만 수사팀에 다른 사람을 집어넣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수사팀을 유지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대신 김영대 서울고검장을 지휘부로 배치하고 또 다른 간부 검사가 다수 참여하는 방식을 통해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의 수사 방향을 충분히 틀어버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윤 총장의 건의를 법무부가 수사지휘 불수용으로 해석함에 따라 추 장관은 재지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사지휘 6일 만에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넘긴 공이 다시 윤 총장에게 넘어가게 된 것이다.

김태규 임재우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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