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재용·한동훈은 ‘쾌속 소집’, 약자 호소엔 응답 않는 수사심의위

등록 2020-07-28 04:59수정 2020-07-28 07:36

도마 오른 검찰수사심의위
이재용 불법승계·검언유착 의혹은
요청 9일·4일 만에 쾌속 소집 결정
장애인 노동착취 수사 촉구는
20일 넘게 부의 여부조차 무소식
“검찰 기소권 독점 견제 취지 퇴색”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해 7월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노원구의 ㅎ사찰에서 발생한 노동력 착취 및 학대 사건에 대해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해 7월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노원구의 ㅎ사찰에서 발생한 노동력 착취 및 학대 사건에 대해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시민이 검찰 수사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제도라면서, 약자들은 구경만 하라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27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말했다. 그는 현재 30여년 동안 서울의 한 사찰에서 착취를 당한 지적장애인 ㄱ씨를 법률 대리하고 있다. 32년 동안 폭행·폭언을 견뎌온 ㄱ씨의 사연은 지난해 7월 ‘사찰노예 사건’으로 언론에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그러나 경찰은 착취행위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고,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북부지검의 수사는 5개월째 지지부진했다. 1년을 다시 견딘 끝에 ㄱ씨와 최 변호사는 수사심의위의 문을 두드렸다.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려 만든 제도인 만큼 ㄱ씨가 견뎌온 고통에 수사심의위가 합당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ㄱ씨의 호소는 스무날이 넘도록 아무런 응답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최 변호사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서울북부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요청서를 제출한 것은 이달 1일이지만 검찰은 이 사안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부의심의위원회마저 열지 않고 있다. ‘수사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에서다. 똑같이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위 요청이 접수됐을 땐 9일 만에, ‘검·언 유착 사건’의 경우는 4일 만에 소집이 결정된 것과 대조적이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 예규엔 소집신청서를 접수한 검찰청은 대검찰청에 즉시 접수 사실을 보고한다고 규정돼 있는 등 즉시 절차를 진행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ㄱ씨 쪽은 지난 14일과 17일 두차례 검찰에 “부의심의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구체적인 개최일자 등을 통보해달라”며 신속 처리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보냈다. 그러나 이 또한 제대로 된 답변은 받지 못했다. 최 변호사는 “오히려 수사 검사가 ‘수사심의위 요청서를 꼭 내야 하느냐’고 재차 묻기만 했다. 우리는 ‘공익 사건’이라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재용 부회장처럼) 특권층이 관련된 사건은 신속하게 수사심의위 개최 여부를 결정했는데, 일반 시민들은 마냥 기다려야 하는 거냐”고 갑갑함을 토로했다.

수사심의위 제도는 ‘검찰 수사의 절차 및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한다’는 목적으로 2018년 도입됐다. 최근 수사심의위가 관심을 받으면서, ㄱ씨와 같은 사례는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이주공동행동도 최근 검찰의 부실수사로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 사건이 불기소된 것을 두고 28일 대검찰청에 수사심의위 소집요청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