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논란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대위를 재소환하는 등 통화 및 진술누락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혜 휴가 의혹을 제기한 당시 당직사병은 추 장관 아들 쪽이 논란의 핵심을 비켜 가고 있다며 국회에 나와 직접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는 추 장관의 아들 서아무개씨가 근무하는 부대의 지원장교였던 ㄱ대위와 당직사병 ㄴ씨 등 군 관계자들을 9일 3개월 만에 다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의혹의 중점이 보좌관 통화에 있는 만큼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진술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도 큰 의혹인 만큼 규명을 안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ㄱ대위는 지난 6월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서씨가 병가 중이던 2017년 6월 추 의원의 보좌관이라는 사람으로부터 휴가 연장 문의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참고인 조서에는 이 대목이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당시 ㄱ대위의 조사를 맡았던 검사와 수사관은 진술 누락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검사와 수사관은 8월 인사에서 각각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으로 발령이 났으나 최근 수사팀에 파견 형식으로 복귀했다.
한편, 서씨의 휴가 당시 당직사병이었던 ㄴ씨는 직접 국회에 나와 진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9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의원실 보좌진과의 대화록에서 ㄴ씨는 2017년 6월25일 서씨와 통화한 사실을 거듭 강조하며 “지금 저쪽(서씨)에서 다른 건 다 핵심을 비켜 가면서 방어를 시도한다. 전화 여부에 대해 저쪽에서 너무 확신하니까 조작이나 은폐에 들어가지 않았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씨 쪽은 ‘병가 기간 만료일인 2017년 6월23일 ㄴ씨가 당직사병이 아니었고, 그와 통화한 일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ㄴ씨는 지난 6월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수사팀이 참고인 신분인 자신에게 서류 증거를 요구하고 당직 날짜도 2017년 6월23일로 잘못 특정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조사에 임했다고 주장했다. ㄴ씨는 대화록에서 “(검찰이) 증거가 있느냐 해서, 검찰이 통신기록을 봐야지 병사가 기록이 어디 있느냐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거기서 우물쭈물했으면 증언(진술)을 삭제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수사에 착수한 뒤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검찰은 최근 수사 검사를 1명에서 3명으로 늘리는 등 뒤늦게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조사 자체가 늦어졌고, 최근에는 인사이동도 있었다”며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증원이 불가피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임재우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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