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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동영상 안부·온라인 차례…북적북적 추석은 참아주세요

등록 2020-09-14 04:59수정 2020-09-14 09:40

최소 인원만 벌초 가거나 거주지서 따로 추석상
지방서도 ‘오지도, 가지도 말자’ 이동 멈춤 운동
“후손 건강이 조상님께 효도” 비대면 추석 풍경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성묘객들의 안전을 위해 추석연휴 동안 화장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폐쇄하기로한 인천가족공원에 13일 낮 조영일(75)씨 가족이 성묘를 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원이 붐빌 것을 예상해 예년보다 한주 일찍 성묘를 왔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성묘객들의 안전을 위해 추석연휴 동안 화장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폐쇄하기로한 인천가족공원에 13일 낮 조영일(75)씨 가족이 성묘를 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원이 붐빌 것을 예상해 예년보다 한주 일찍 성묘를 왔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충북 충주에 사는 오아무개(60)씨는 ‘카톡 가족회의’를 열어서 올해 한가위 연휴 땐 최소 인원만 모여 벌초·차례·성묘를 한꺼번에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오씨와 사촌형제들은 충북 음성에 있는 가족묘원에서 벌초·차례·성묘를 한 뒤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고 헤어졌다. 서울 등 수도권에 사는 사촌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오씨는 “후손이 편안해야 조상님도 안심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상님께 정중하게 고한 뒤 부득이 작은 차례·성묘로 마무리했다. 조상님들도 이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연휴기간 이동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 ‘비대면 추석쇠기’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박아무개(54)씨는 이번 추석에 전북 임실 고향 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서울에 사는 동생 세명에게도 고향에 가지 말라고 연락했다. 장남인 그는 올해 추석 차례를 부천 집에서 지낼 계획이다. 박씨는 “고향의 어머니도 이번 추석엔 아들들이 오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추석 차례는 여러 조상한테 지내는 것이기 때문에 장소를 옮겨서 지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도 ‘오지 말라, 가지도 말자’는 분위기가 퍼져가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 9일 시민들에게 “이번 추석은 고향 방문을 하지 않아도 불효가 아닙니다. 코로나19로부터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집에 머물러 주세요”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전남 완도군은 추석 때 고향의 부모가 서울 등 도시에 사는 자녀에게 찾아가는 역귀성을 막는 ‘이동멈춤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대신 자녀에게 부모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보내주고, 홀몸 어르신 음식 나누기 등에 나선다. 완도군은 “지난달 서울에 사는 자녀를 방문했던 80대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열흘 동안 섬 4곳에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제주 등에서도 벌초·연휴 기간 방문 자제 등을 당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각 지자체와 함께 21일부터 ‘e(이)하늘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운영한다. 보건복지부 장사정보시스템(www.ehaneul.go.kr)에 신청하면 장사시설에 있는 고인의 안치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이 안치 사진 주변을 차례상 사진으로 꾸며 고인에 대해 비대면 추모를 할 수 있다. 인천시도 추석연휴 기간 추모시설인 인천가족공원을 전면 폐쇄하고, 고인 사진이나 봉인함을 찍어 사이버 차례상에 올려주는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제공한다. 18일까지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주일 동안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충북 괴산군은 10일 △부모·친지 안전 위해 고향 방문과 성묘 자제 △벌초는 대행 활용 △이동 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역귀성도 자제하고 부모 안부 살피기 실천 등 ‘안전한 추석 보내기 4대 수칙’을 발표했다. 제주도는 지난 6일 △이번 벌초는 우리끼리 △이번 벌초는 안전하게 △이번 벌초는 마음으로 등 ‘벌초 방역 3대 수칙’을 발표하고, 벌초 뒤풀이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경남 고성에 사는 최아무개(76)씨 “집안은 처음으로 농협에 벌초를 맡겼다. 예전에는 해마다 집안사람 수십명이 모여 함께 벌초하고 식사를 한 뒤 헤어졌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을 모이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추석차례도 단출하게 지내기로 하고, 서울 등 외지에 사는 자녀들에게는 추석에 오지 말라고 연락했다는 최씨는 “명절에 가족이 모이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자손들 모두 건강한 것이 조상님에 대한 가장 큰 효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전국종합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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