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30일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제철(당시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3년8개월 만에 대법원 승소 판결이 난 뒤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유일한 생존 원고 이춘식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금 집행 사건 2건을 추가로 공시송달했다. 전범기업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에 우리 법원의 압류명령 결정본을 송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정부에 더욱 적극적인 조처로 대응한 것이다.
지난 8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신일철주금이 소유한 피엔아르(PNR) 주식 압류를 위해 모두 5건의 서류를 공시송달했다. 피엔아르는 포스코와 신일철주금의 국내 합작회사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모두 19만4794주(액면가 5천원 기준 약 9억7397만원)를 압류해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다. 이번에 송달한 5건 중 2건은 주식압류명령의 효력을 확정짓기 위한 압류명령결정본을 공시송달한 것으로, 앞서 지난 6월 법원은 이춘식씨 등이 원고인 사건의 압류 명령 서류를 먼저 공시송달한 바 있다. 이춘식씨 사건은 일본 외무성이 지난해 7월 포항지원이 보낸 자산압류 결정을 반송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법원이 공시송달을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일본정부가 무응답으로 뭉개는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다.
포항지원은 이와 함께 이춘식씨 사건의 압류명령서가 신일철주금에 8월4일자로 송달된 것으로 효력이 발생한 데 이어 이날 매각명령 심문서도 함께 공시송달했다. 이로써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주식 압류·매각을 위한 현금화는 절차상 오는 12월9일 자정을 기점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해도 곧바로 재산 매각에 따른 현금화가 가능한 건 아니다. 이번에 보낸 매각 명령 심문서는 신일철주금 쪽에 “(서류가 도착한 뒤) 60일 안에 주식 매각 관련 의견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일본 쪽 답변을 또 기다려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주식감정 절차는 제3채무자인 피엔아르 쪽의 비협조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신일철주금이 불복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7일에도 신일철주금은 이춘식씨 사건에서 주식 압류명령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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