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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소수자·대학원생·노동자…모두 평등” 서울대 1000명 ‘인권헌장 지지’

등록 2020-11-20 19:56수정 2020-11-20 20:01

20일 서울대 학생들, 인권헌장 지지 연서명 학교에 전달
학내 892개, 학외 94개 서명 모여
지난달엔 교수 153명 ‘인권헌장 지지’ 의견 밝혀
서울대 인권헌장 학생추진위원회가 2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인권헌장' 지지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대 인권헌장 학생추진위원회가 2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인권헌장' 지지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잊을 만하면 학내 곳곳에서 ‘동성애 혐오’ 주제의 토론회가 열리고, 성소수자 신입생을 환영한다는 펼침막은 찢어진 채 발견되기 일쑤입니다. 이래도 학교가 안전한 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서울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서울대 인권헌장 학생추진위원회’(학추위)가 ‘서울대 인권헌장’ 제정을 지지하는 학내 892개∙학외 94개 등 1000명가량의 지지서명을 모아 20일 학교 본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본부는 일부 혐오세력의 목소리에 눈치 보기를 그만하고 인권헌장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초 서울대 인권센터가 학내 공청회 등을 거쳐 발표한 인권헌장은 ‘대학원생, 노동자, 성소수자 등 학내 구성원은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인권을 위한 서울대인 연대’ 등 학내 보수단체들은 성별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차별금지 사유로 명시됐다는 점을 문제로 들어 인권헌장 제정을 반대해왔다. 지난달 16일 열린 온라인 공청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다수의 표현·비판의 자유도 보장해달라’ ‘인권헌장이 제정되면 에이즈가 확산할 것’이라며 성소수자를 공격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소수의 목소리에 학교가 기본적인 인권 보장의 보루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추위는 “지난 몇 년간 교수의 권력형 성폭력과 갑질 등 수많은 인권침해 사안을 마주했는데도 학교 평의원회는 안건으로도 상정하지 않는 등 인권헌장 제정을 시급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성소수자 혐오에만 관심이 집중돼 다양한 구성원들의 권리에 대해선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소원 학추위 위원장은 “반대 세력이 성적지향·성별 정체성 항목에만 집착하면서 대학원생이 자신의 기여를 정당하게 인정받을 권리, 노동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권리 등을 논의하는 장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는 “학내 목소리 수렴을 거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권헌장 지지’에 의견이 모인 건 이번 연서명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송지우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 연구팀이 학내 구성원 10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2.5%가 ‘서울대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인권 규범(인권 헌장) 제정’에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성소수자는 학내에서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63.6%에 달해 비정규직 노동자(69.2%)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했다. 지난달 27일엔 서울대 교수 153명이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게 인권헌장 지지 의견을 전달했다.

서울대 인권헌장 학생추진위원회 대표자(오른쪽)가 2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인권헌장’ 지지서명을 학생처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대 인권헌장 학생추진위원회 대표자(오른쪽)가 2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인권헌장’ 지지서명을 학생처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바로가기: ‘진정한 인권’ 들먹이며 소수자 차별…학내 혐오표현, 도 넘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58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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