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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식 41일째, 하나둘 쓰러지는 ‘김진숙 복직’ 농성자들

등록 2021-01-31 15:29수정 2021-01-31 21:45

성영섭 신부에 이어 성미선 대표도 병원 후송
송경동 시인은 경찰에 사과요구하다 쓰러져
66개 의료진·인권단체가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 제공.
66개 의료진·인권단체가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 제공.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던 이들의 건강상태가 악화되면서 의료진과 인권단체들이 “농성자들이 죽어야만 ‘김 위원 복직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가”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호소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66개 의료·인권단체들은 31일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의 단식농성 41일째를 맞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자들을 살릴 방법은 청와대에 있다. 국가폭력 피해노동자인 김진숙에 대한 복직 약속에 대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책임을 인정하고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단식농성 36일째 되던 지난 26일 서영섭 신부가 가슴 통증으로 병원으로 실려간 데 이어 성미선 녹색당 공동위원장 또한 30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단식농성자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다. 송경동 시인 등 7명은 김 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달 22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에게) 사과하고 피해보상과 복직을 위해 나서겠다고 약속하라. 만약 시간을 질질 끌어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책임은 돌이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단식농성단을 상대로 △방한용품 반입 금지 △불심 검문과 통행차단 △개인 장비(휴대전화 등)를 이용한 불법 채증 등의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며 “정부가 지금 당장 할 일은 ‘차단’이 아니라 김진숙의 복직과 과거 잘못에 대한 사과”라고 주장했다.

송경동 시인이 기자회견을 향해 경고방송을 한 경찰에게 사과를 요구하다 쓰러졌다.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 제공.
송경동 시인이 기자회견을 향해 경고방송을 한 경찰에게 사과를 요구하다 쓰러졌다.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 제공.

인권단체들을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반노동·반인권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는데 경찰이 “구호를 제창하는 등 성격이 순수한 기자회견으로 볼 수 없다”며 경고방송으로 맞받아치며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에 경찰에 사과를 요구하던 송경동 시인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기도 했다. 단식 중인 송씨는 병원 이송을 거부하며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면서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단식농성단은) 김진숙으로 대표되는 부당하게 해고된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단식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인권침해가 사라지도록 끊임없이 연대하며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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