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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세월호 참사’ 해경 지휘부 공동책임에 엇갈린 법원 판단…왜?

등록 2021-02-16 16:30수정 2021-02-17 02:43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에 대한 1심 무죄 선고 뒤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다가 철제 울타리를 붙잡은 채 힘겨워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에 대한 1심 무죄 선고 뒤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다가 철제 울타리를 붙잡은 채 힘겨워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해경 지휘부의 공동책임을 두고 법원마다 판단을 달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환)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승객들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해 400여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앞서 법원은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김경일 전 해경 123정장에게 유죄를 확정하며 해경 지휘부의 공동책임이 있다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광주고법 형사6부(재판장 서경환)는 2015년 7월 김 전 정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3년으로 감형하며 “해경 지휘부에도 승객 구조 소홀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으므로, 김 전 정장에게만 모든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밝혔다. 김 전 정장을 현장지휘관으로 지정한 뒤에도 해경 상황실에선 김 전 정장에게 전화를 걸어 2분22초 동안 통화를 했고, 서해청 상황실 등도 티아르에스(주파수공용통신·TRS)로 20차례 넘게 통신하며 김 전 정장이 구조활동에 전념하기 어렵게 했다는 점에서 해경 지휘부에도 공동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도 같은 해 11월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의 판단은 달랐다. 사고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각 구조본부에서 제한된 정보로 현장 상황을 판단해야 했던 김 전 청장 등은 사고 당시 123정이 교신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거나 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하고, 세월호가 선체 결함으로 급속하게 침몰할 것을 예상하긴 어려웠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탈출할 수 있는 사람들은 탈출 시도하라고 방송했다’고 교신한 뒤 퇴선했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511호 헬기와 123정의 보고 내용에 비춰 김 전 청장 등이 세월호 승객들의 상황과 침몰상황의 급박성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승객들을 퇴선시키지 못한 데 업무상 과실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세월호 선장과 교신을 시도하거나 퇴선 유도를 지시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현장지휘관은 실형이 확정됐지만, 현장 상황에도 맞지 않는 지시를 내리거나 구조 시기를 놓친 해경 지휘부는 아무런 형사책임도 지지 않은 셈이다.

이런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번 판결은 기존 사법부 판단을 뒤집는 결정을 하면서도 근거는 매우 조야하다”며 “재난 상황에서 최종적인 권한을 가진 지휘부에 면죄부를 주고 현장에 출동한 말단 공무원들만을 처벌함으로써,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을 법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약간의 노력만 기울였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며 “(재판부가) 중앙구조본부의 역할을 부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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