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왼쪽 둘째)이 3일 오후 직원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방문한 대구고검·지검 앞은 시민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윤석열’을 연호하는 지지자들 사이로 윤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뒤엉켜 한때 아수라장이 빚어지기도 했다.
윤 총장이 탄 검은색 승용차가 이날 오후 2시께 대구고검 청사로 들어오자 ‘윤석열’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대한민국 검찰 만세’ ‘윤석열 대통령’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윤 총장 도착 전부터 다수의 보수 유튜버들이 ‘환영 중계방송’을 이어갔다. 유력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장에 버금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청사 앞에는 ‘우리의 영웅 힘내세요’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는 문구가 적힌 응원 화환 수십개가 늘어섰다.
청사 앞에서 ‘검찰개혁 완수’와 ‘윤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도 열리면서 지지자들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직접 대구고검을 찾아 윤 총장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권 시장은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총장님의 노력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윤 총장은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50명 이상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윤 총장은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대구고검은 윤 총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초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외압 논란 뒤, 좌천성 인사 발령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윤 총장은 이날 검사와 수사관 등 30여명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면 재판 대응이 어려워 지능화·조직화된 부패를 처벌할 수 없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후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중대범죄 대응 약화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등의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옥기원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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