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 관계자들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재산공개대상 공직자 1885명의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공직자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법관 가운데 방승만 대전가정법원장이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 법원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연립주택(5억3400만원)과 충남 천안시 아파트(2억1100만원), 대전 서구 오피스텔(1억9천만원) 1채씩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특히 그의 배우자는 서초동 연립주택 5채(총액 7억여원)를 자녀 등과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고, 영등포구 오피스텔 분양권(8억원), 경기 수원 오피스텔(1억원)도 소유 중이다. 헌법재판관 가운데는 이영진 재판관이 본인 명의의 성동구 행당동 아파트(5억2600만원)와 배우자 명의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3억8700만원) 등 모두 2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과 헌재의 재산 공개 대상자 157명 가운데 부부 공동 명의를 포함해 보유 주택이 2채 이상인 공직자는 31명으로 전체의 약 20%를 차지했다.
비상장 주식을 다수 보유한 법관도 눈에 띄었다. 법원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 강영수 인천지방법원장(498억원)의 경우, 배우자가 비상장 주식인 ㈜베어링아트(3만주), ㈜일진(1만5천주) 주식을 소유했는데, 두 주식의 가액이 410억여원으로 평가돼 전년에 견줘 재산액이 껑충 뛰었다. 공직자윤리법상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이 종전 액면가에서 실거래가격으로 바뀐 데 따른 결과다.
서울고등법원 이승련 부장판사 또한 비상장주인 케이엠㈜ 1천주를 새롭게 매입하고, ㈜가온폴리머앤실런트 2만412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부장판사의 이들 기업을 포함해 모두 6개 기업의 비상장주식 96억여원어치를 보유 중이다. 이 부장판사와 그의 부인, 차남은 지난해 처음으로 케이엠㈜을 매입했는데, 차남이 9천주를 사들이고 이 부장판사와 배우자는 1천주씩 매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비상장주식 보유로 재산이 급증한 것으로 신고된 공직자와 관련해 “재산형성과정 등을 포함해 신고액이 적정한 것인지를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다시 평가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외주식에 직접 투자한 이른바 ‘서학개미’ 법관도 있었다. 배광국 서부지방법원장은 에어프랑스와 테슬라와 아마존 등 19개 국외 기업의 주식 4억원어치를 지난해 새로 매입했다. 심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19억원가량 보유 중이던 주식을 매각해 현재는 5억4천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심 부장판사 가족은 본인과 배우자(9억원 가량) 뿐 아니라 세 자녀가 모두 파라다이스와 호텔신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땅 부자’도 있다. 문광섭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본인 명의로 강원도 평창군과 경기 고양시 등의 임야와 밭, 대지 등 모두 합해 약 16만1895㎡(약 4만8천평)을 소유 중으로, 현재가액은 약 51억원에 달했다. 문 부장판사의 총 재산액은 140억여원이다.
법원의 공개 대상자는 모두 144명으로, 재산 평균은 37억6495만원에 달했다. 법원 고위직 가운데 강영수 부장판사(498억원) 다음으로는 김동오 의정부지법 부장판사(236억원)와 윤승은 서울고법 부장판사(175억원)이 재산이 많았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년보다 2억2295만원이 줄어든 11억7876만원을 신고했다.
장예지 조윤영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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