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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화장실 딱 2분, 타이머로 시간 재”…육군훈련소 인권조사

등록 2021-04-29 13:56수정 2021-04-29 14:05

군인권센터, 인권위에 직권조사 요청
“국방부가 전군 방역 지침 재점검 해야”
육군 “샤워, 양치 문제 등 개선책 검토”
30살 이상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8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육군 수도군단 장병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살 이상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8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육군 수도군단 장병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인권센터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육군 신병훈련소에서 인권침해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했다. 인권위는 군 훈련소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나선다.

29일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제보 내용을 보면, 육군훈련소 한 연대에서 생활관별로 화장실 이용시간을 2분으로 제한하고, 조교들이 화장실 앞에서 타이머로 시간을 재 2분이 지나면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한시간을 넘기면 다음 화장실 이용 기회를 박탈하기도 했는데, 화장실 이용 기회가 5시간마다 한 번씩 돌아오기 때문에 이 경우 10시간씩 화장실을 갈 수 없게 된다.

용변이 급한 훈련병이 화장실 이용 순서를 새치기하면서 훈련병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거나, 배탈이 난 훈련병이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사정하자 분대장 조교가 단체방송으로 “자기 차례가 아닌데 화장실에 가는 훈련병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발표했다고 한다.

이 밖에 1∼2차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열흘간 공용 정수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훈련병들에게 1인당 하루 생수 500㎖ 1병만 제공해 훈련병들이 몰래 수돗물을 마시거나 탈수 증상을 호소한다는 제보도 있었다.

군인권센터는 “육군훈련소는 훈련병을 한곳에 모아놓고 밥을 먹이면서, 감염이 우려된다며 화장실은 못 가게 하는 해괴한 방역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나서서 전군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인권위는 코로나19 방역을 빌미로 훈련병들에게 자행된 집단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즉시 직권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날 인권위에 직권조사 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권위는 이날 육군훈련소, 사단신병교육대, 공군·해군·해병대 신병교육대 등 군훈련소를 대상으로 ‘2021년도 군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의 목적은 군훈련소 내 입소 훈련병의 식사·위생·의료·안전권 등 기본적인 훈련환경과 훈련병에 대한 코로나19 대응체계, 격리병사 관리현황 등 인권상황 전반을 조사해 제도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실태조사를 통해 군 훈련소에서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 권리가 부당하게 제한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감염병 예방을 목적으로 훈련병의 기본권을 자의적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은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아울러 인권위는 군 훈련소 내 과도한 방역조처에 대한 진정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에 규정된 인권위 실태조사는 인권상황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는 연구 개념으로, 군인권센터가 요청한 직권조사와 다르다. 직권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진정이 없는 경우에도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때 인권위가 직권으로 조사하는 것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군 훈련소 직권조사에 대해서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인권위가 조사를 나온다면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며 “현재의 방역관리체계를 제로베이스 수준에서 진단 및 재검토해 방역과 인권이 조화되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샤워, 양치 문제 등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개선하려고 검토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바로가기: 코로나19 때문이라지만…“육군훈련소, 화장실도 제때 못 가게 해”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26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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