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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사방’ 조주빈 3년 감형받았다…항소심서 징역 42년

등록 2021-06-01 16:11수정 2021-06-02 02:43

텔레그램 성 착취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해 11월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과 공범 5명에 대해 중형이 선고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텔레그램 성 착취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해 11월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과 공범 5명에 대해 중형이 선고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1심에서 총 징역 45년을 선고받은 조주빈이 항소심에서 징역 42년으로 감형받았다. 박사방 사건 1심에서 40년을, 추가 기소된 범죄수익 은닉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두 사건이 합쳐지면서 총 형량이 줄어들었다.

1일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문광섭)는 음란물 제작·배포 및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42년을 선고했다. 박사방 사건에서 13년을, 범죄수익 은닉 사건에서 징역 2개월을 각각 선고받은 강아무개(닉네임 도널드푸틴)씨도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천아무개(랄로)씨는 징역 13년으로 감형됐다. 함께 기소된 공범 이아무개(태평양)군에게는 장기 10년에 단기 5년을, 장아무개(오뎅)씨에게는 징역 7년을, 임아무개(블루99)씨에게는 징역 8년을 1심과 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프라인 성범죄와 비교할 수 없게 다수의 피해자를 낳고 피해 정도 역시 순식간에 회복 불가능한 정도로 확대돼 범죄 수법이 매우 심각하다”며 “사람을 직접 대면하지 않는 디지털 성범죄 특성상 가해자는 범죄 행위에 동참하면서도 일종의 오락거리를 하는 것처럼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피해자를)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노예라고 지칭하며 이익 추구의 대상으로, 사회의 건전한 성 관념을 왜곡시켰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은 2019년 9월 활동 정도에 따라 등급제 시스템을 도입한 텔레그램 소규모 단체대화방 ‘시민의회방’이 개설 2∼3주 만에 폐쇄돼 시민의회방 회원이면 반드시 범죄집단 가입자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 무렵부터 박사방이 성착취물 제작·배포 범죄를 반복적으로 벌일 수 있는 조직적 구조와 체계를 갖춰 범죄집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씨를 중심으로, 강씨 등이 결합체를 만들었고 반복적으로 활동한 구성원들이 추가로 결합해 조씨를 도와 피해자 유인 광고와 성착취물 제작·배포 등의 방법을 통해 범죄집단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조씨가 제작한 성착취물 배포 행위가 법상 허용되지 않는 반인륜적 행위라고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고, 박사방 개설 후 범죄 빈도와 횟수 등이 조씨의 단독 범행 때보다 압도적으로 증가한 것은 범죄집단의 조직적 행위에 기초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9년 9월 박사방이라는 범죄단체를 조직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에는 박사방 범죄수익을 가상화폐로 받아 환전해 1억800만원을 은닉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아 1심 형량이 총 징역 45년으로 늘었다. 조씨는 최근 여성 3명을 협박해 나체 사진을 찍게 하고 이를 전송받은 혐의로 또다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날 “‘박사방’ 사건과 범죄수익 은닉 사건이 항소심에서 병합돼 당심에서 경합범 규정하에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하는 점이 있다. 장기간 수형 생활을 통해 교정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고, 조씨 아버지의 노력으로 일부 피해자들과 추가 합의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한 뒤 “조씨는 최근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별건으로 기소돼 추가로 형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선고 직후 조씨 아버지는 조씨가 직접 작성한 반성문을 공개했다.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해오다 이날 공개까지 한 것이다. 반성문에는 “지금 제 마음 속에는 아주 날카로운 비가 그칠 줄 모른다. 앞으로 매일을 재판받는 심정으로 살아가겠다. 박사라는 가면 뒤에 숨어 한없이 비열했던 제 과거가 너무나 부끄럽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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