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떠나는 검사 ‘인사 불이익’ 비판에 “평가는 각기 달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고위 간부가 검찰을 떠나며 권력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을 향한 인사불이익을 비판한 것을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를 보는 시각과 평가는 각기 다르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일 아침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의 전날 사직 인사 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앞서 배 원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자기 자리에서 주어진 사건에 최선을 다한 검사들이 특정 수사팀의 일원이었다는 이유로 인사 등에 부당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비판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가 지난해 1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받았다. 배 원장 밑에서 해당 사건을 지휘한 차장검사들도 모두 지청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장관은 배 원장의 비판 글을 두고 “수사를 보는 시각과 평가는 각기 다르다”며 “인사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설명해 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 가족 수사를 비롯한 일부 권력 수사가 정치적 목적을 지닌 수사권 남용의 사례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박 장관은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과 소통해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실무선에서는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 총장의) 말씀을 충분히 들어보고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언유착’ 사건에 연루됐던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복귀를 묻는 말에는 “아직 결론이 난 것도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김오수 검찰총장 임명과 동시에 검찰을 떠나는 고위 간부들의 검찰개혁에 대한 작심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지휘한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전날 이프로스에 사의를 밝히는 글을 올리고 “불완전과 비효율성을 내포한 채 시행 중인 수사구조 개편 법령에 이어 일각에서 추가 개혁을 거론하는 현시점에서도 내부진단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처방에 교각살우하는 요소는 없는지 살펴봐달라”며 “안팎의 편가르기는 냉소와 분노, 무기력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옥기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