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훅’-설 특집 2탄] 까칠한 기자들의 ‘며느리 사표’ 지지 선언
‘며느리 사표’ 들어보셨습니까? ‘제사 파업’은 어떻습니까? 유교적 전통과 남성중심 가부장제가 유구한 대한민국에서 명절은 며느리들의 무덤입니다.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부엌데기가 되는 여성들에게 명절만 되면 피로와 우울증이 찾아옵니다. '명절증후군'은 인구의 절반이 잠재적 환자라고 할 수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입니다. 촛불을 들고 사회적 적폐였던 대통령을 끌어내렸지만, 가족 안의 적폐인 가부장적 명절 문화는 ‘시월드’ 안방의 터줏대감처럼 건재합니다.
여기 한 여성이 있습니다. 결혼 뒤 24년을 며느리·엄마·아내로 그림자처럼 살다 ‘며느리 사표’와 ‘졸혼’을 선언한 50대 여성 김영주씨. ‘가부장제 시월드’를 나와 새로운 삶을 찾아나선 김씨의 이야기를 <한겨레21>(1200호)은 설을 맞아 집중 조명했습니다. 평등한 명절을 위해 제사 파업을 실천하고 있는 서민 교수의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여성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한겨레21> 기사가 명절 밥상머리에서 적잖이 화제였다는 후문입니다.
정작 <한겨레21> 기자들의 명절은 어땠을까요? ‘훅’이 궁금해서 기자들을 긴급 호출했습니다. 남성이자 아들, 사위 대표로 훅 진행자인 하어영 기자가 나왔고, 여성이자 딸, 며느리 대표로 기사를 쓴 박수진 기자와 송채경화 기자를 불렀습니다. 세 기자들은 명절 문화가 조금이라도 바뀌길 바라는 마음에서 각자의 ‘명절 시월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기자들은 남녀의 차이를 떠나 한국 사회에 ‘며느리 사표제’와 ‘제사 파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명절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연출 박종찬 조소영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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