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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나도 해볼까, #랜선_댄스챌린지? 스킬보다는 즐기면 돼!

등록 2021-08-06 13:24수정 2021-08-06 14:13

코로나19가 불 지핀 댄스챌린지
같은 노래 맞춰 15초 지구촌 댄스
K팝에서 만화 주제가까지 한국 주도
다 함께 즐기는 놀이이자 공유 생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올릴 댄스챌린지 영상을 찍는 댄서 정은희씨(오른쪽)와 정지호씨.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올릴 댄스챌린지 영상을 찍는 댄서 정은희씨(오른쪽)와 정지호씨.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코로나19도 춤추는 그들을 막을 순 없다.

“코즈 위 돈트 니드 퍼미션 투 댄스, 다 나 나 나 나 나 나”(Cause we don’t need permission to dance, Da na na na na na na)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가 흐른다. 사람들이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헬스장에서, 방 안에서 이 곡에 맞춰 춤을 춘다. 같은 노래와 안무에 각자의 개성을 담은, 엔(n)개의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가 탄생하고 있다.

댄스챌린지는 유튜브, 틱톡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같은 노래에 맞춰 15~30초 분량의 짧은 댄스 영상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해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가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에서 다양한 댄스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집콕 생활이 하염없이 길어지는 이때, 비대면으로 함께 즐기는 놀이로 주목받는 댄스챌린지. <ESC>도 ‘핫’한 즐거움을 찾아 온라인 춤의 세상으로 떠났다.

유튜브 쇼츠의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 유튜브 제공
유튜브 쇼츠의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 유튜브 제공

신곡 ‘퍼미션 투 댄스’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신곡 ‘퍼미션 투 댄스’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랜선으로 함께 춤을 추는 사람들

댄스챌린지는 코로나 시대 집콕 랜선 놀이로 더욱 주목받는 중이다. 특히 20~30대 엠제트(MZ) 세대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케이팝 댄스를 배우는 직장인 이지은(36)씨는 춤 영상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린다. “남들이 하는 댄스챌린지 영상을 보고 ‘나도 하나 남겨볼까’ 하는 마음으로 영상을 찍기 시작했어요. 주로 집에서 영상을 찍거나 학원 수업을 함께 들은 이들과 함께 스튜디오에서 챌린지 영상을 찍어요.”

이씨에게 댄스는 집콕 생활로 무기력해지는 마음을 달래주는 활력소다. “주로 인스타그램 릴스(동영상 포스팅)나 틱톡에 있는 챌린지 영상을 찾아봐요. 그걸 보고 따라 하는 게 재미있어요. 일 이외에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게 춤이거든요. 안 되는 동작이 되고 한 곡의 안무를 완성하면 뿌듯해요. 운동도 되고 코로나로 우울한 마음도 한결 나아져요.”

직장인 백승호(33)씨도 퇴근 후 춤을 춘다. “헬스를 하다 너무 지루해 댄스로” 갈아탄 지 3년. “댄스를 배우니 관심사가 그쪽으로 쏠려요. 예전에는 안 보던 댄스 영상을 자주 봐요. 사람들이 신나게 춤추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그는 자신의 댄스 영상을 주로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몸이 안 따라줘 안 되는 동작이 많지만 노래를 들으면 흥이 돋고 스트레스가 풀려요.”

직장인 최인규(39)씨에게 댄스챌린지는 초등학생 딸과 함께 하는 취미활동이다. 지난해에는 틱톡에서 유행한 오나나 댄스(‘오나나’ 음악에 맞춘 춤), 손가락 춤을 연습해 유튜브에 올렸다. 요즘에는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를 연습하고 있다. “아이와 유튜브의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 영상을 보며 따라 하고 있어요. 퇴근 후 아이와 할 수 있는 놀이가 생겨서 좋아요. 요즘 유행하는 인싸춤을 알 수 있어 나이보다 젊게 사는 것 같고요.”

댄스를 향한 배움의 열기도 높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10대들만의 취미가 아니다. 지난달 29일에 만난 댄스학원 ‘댄스조아’의 정은희 대표는 “수강생 대부분이 20~30대 직장인”이라며 “개인 레슨을 받는 분 중에는 60대까지 있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은 케이팝이다. 그중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국적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댄스챌린지를 하는 이들이 늘면서 챌린지 영상 찍기 등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 정 대표는 “홈페이지나 에스엔에스에 챌린지 영상을 찍어 올리면 사람들이 관심 있게 본다”고 한다. “댄스는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짧은 영상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죠. 짧은 시간 안에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기 좋은 최고의 수단이기도 하고요. 여러 챌린지가 있지만 댄스챌린지가 더욱 주목을 받고 공유되는 건 댄스의 매력 때문인 것 같아요.”

댄스챌린지를 위해 온라인에서 케이팝 댄스를 배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클래스101’에서 케이팝 댄스를 가르치는 댄서 에이피(A.P)는 “댄스챌린지에 주로 나오는 노래가 케이팝이다 보니 케이팝 댄스를 제대로 배우러 오는 분들이 많다”며 “코로나 시기이기도 하니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댄스챌린지를 하는 ‘댄스조아' 정은희 대표(왼쪽부터)와 백승호씨, 장예빈 강사, 정지호 강사.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댄스챌린지를 하는 ‘댄스조아' 정은희 대표(왼쪽부터)와 백승호씨, 장예빈 강사, 정지호 강사.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똥 밟았네’ 춤을 추는 직장인 백승호씨.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똥 밟았네’ 춤을 추는 직장인 백승호씨.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유튜브에 댄스 영상을 올리는 직장인 이지은씨. 이지은 제공
유튜브에 댄스 영상을 올리는 직장인 이지은씨. 이지은 제공

유튜브·틱톡 타고 전세계로

유튜브에서 ‘챌린지’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최근 발표된 케이팝과 관련된 댄스챌린지가 셀 수 없이 쏟아진다. 댄스챌린지에는 국경이 없다. 국내는 물론 국제 팬들까지 댄스챌린지에 참여하며 열풍을 함께 만들어간다. 그중 가장 뜨거운 챌린지가 바로 ‘#퍼미션 투 댄스챌린지’다. 2일 기준 이와 관련된 동영상이 10만개, 채널은 6만4000여개에 이른다.

댄스챌린지는 연예인, 셀럽들도 있지만 일반인의 참여가 높다. 노래의 전체 안무를 소화해야 하는 ‘댄스 커버’ 영상과 달리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유튜브 챌린지 카테고리 안에는 혼자 또는 친구나 가족, 반려동물과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올린 영상이 많다. 영상 속 그들은 춤추는 그 순간에 코로나를 잊은 듯 즐거운 표정이다.

‘#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만큼 국제적 열풍까진 아니지만 최근 화제가 되는 챌린지가 있다. ‘#똥 밟았네 챌린지’! 교육방송 애니메이션 <포텐독>의 삽입곡인 ‘똥 밟았네’를 바탕으로 한 댄스챌린지다. ‘똥 밟았네’는 할머니, 어린이 등 다양한 등장인물이 반려동물 배설물을 밟은 상황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노래다. “똥 밟았네 똥 밟았네 똥 밟았네 똥/ 아침 먹고 땡 집을 나서려는데”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가사와 독특한 안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에서 ‘#똥 밟았네’ 조회수는 1억1790만회. ‘#똥 밟았네 챌린지’ 영상을 검색해보면, 할머니 분장을 하고 춤을 추는 사람, 똥 캐릭터 옷을 입은 사람이나 애니메이션과 합성한 영상 등 원곡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살린 다양한 챌린지가 나온다. ‘누가누가 더 웃기나’ 대결을 하는 코미디 춤 경연장이 벌어진 듯하다.

‘똥 밟았네’에는 다양한 케이팝이 담겨 있다. 투피엠(2PM)의 ‘니가 밉다’,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 샤이니의 ‘링딩동’ 등 노래 속 안무가 살짝살짝 스쳐 간다. 김광민 틱톡 콘텐츠 오퍼레이션 매니저는 “‘똥 밟았네’ 안에 들어간 다양한 춤이 어떤 케이팝 댄스인지 알아맞히면 ‘케이팝 고인물(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이르는 신조어)’이란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노래에 재미 요소가 있는데다 사용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서 게임처럼 경쟁하다 보니 열풍이 식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똥 밟았네’ 관련 틱톡 게시물. 틱톡 갈무리.
‘똥 밟았네’ 관련 틱톡 게시물. 틱톡 갈무리.

나도 한번?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고? 댄스 전문가들이 귀띔한, 한끗 다른 댄스의 팁을 몸에 새기자. 댄서 에이피는 춤의 기본기 중 목, 어깨, 가슴 등 몸을 분리해 움직이는 아이솔레이션을 강조했다. “흔히들 웨이브라고 하면 꿀렁꿀렁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단순히 그런 것이 아니에요. 아이솔레이션으로 몸을 나누는 연습을 한 뒤에 어깨, 목, 가슴을 따로 움직일 줄 알아야 해요. 그래야 자연스럽고 멋진, 나만의 웨이브를 선보일 수 있게 된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춤에 관한 막연한 거리감을 좁히는 게 우선이다. “춤은 신기하거나 어려운 분야가 전혀 아닙니다. 몸 쓰는 방법을 배우고 몸이 그 배움을 기억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한다면, 누구든지 춤을 출 수 있어요. 모두가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고, 모두가 특별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춤입니다.” 에이피의 조언이다.

정은희 대표도 “춤을 추면서 즐거움을 표현하는 이들의 댄스챌린지 영상 조회수가 높아요. 스킬이 없더라도 챌린지는 표현력이 중요해요”라고 말했다.

댄스챌린지는 놀이다. 죽자고 덤비지 말고 즐기자. 당신의 즐거움을 담은 그 순간, 나만의 댄스는 탄생한다. 레츠 댄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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