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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2022 전기차, 누가 날 막을 것인가

등록 2022-01-07 04:59수정 2022-01-07 13:22

2022 전기차 시장
완성차 업체 앞다퉈 뛰어들어
폴스타·리비안 등 신생 브랜드
주행거리 837㎞ 등 기술 향상
폴스타2. 폴스타 제공
폴스타2. 폴스타 제공

‘2021년은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이다.’

정확히 1년 전 이때, <한겨레> 이에스시(ESC) 지면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여기서 말한 전기차 대중화는 내연기관차를 만들어온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양산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여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이야기를 한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같은 거대 시장이 기업평균연비 규제와 함께 친환경차 의무판매 규제를 시행하며 전기차 개발과 생산하기를 압박했고, 배터리와 고전압 시스템과 같은 전기차 기술이 상당히 여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이 하루라도 빨리 전기차에 뛰어들지 않으면 미래 먹거리 산업을 놓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것도 크나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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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성공이 불씨

테슬라는 많은 전통적인 완성차 브랜드에 위협적인 존재다. 생긴 지 20년도 되지 않고 창립 이래 15년간 4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생존 전망마저 불투명한 브랜드가 현재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팔며 시가총액은 1200조원을 넘어섰다. 기존의 완성차 브랜드 몇개를 합쳐도 테슬라의 시가총액엔 도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기차를 내놨다.

가까운 예로 현대차그룹을 들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 기아차의 EV6, 제네시스의 GV60이 그 주인공이다.

이 차들은 단순히 내연기관차에서 파워트레인만 전기모터를 넣은 전기차가 아닌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탄생한 뼛속까지 전기차다. 베엠베(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해 자신들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전기차 iX와 EQS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브랜드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이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굳이 지난 기사에서 ‘원년’이라고 표기한 것도 그 때문이다. 앞으로 완성차 브랜드들이 내놓는 전기차 수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비안 R1T. 리비안 제공
리비안 R1T. 리비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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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브랜드 주목

2022년 역시 전기차의 흐름은 이어질 것이다. 물론 2021년과의 차이가 있다. 2021년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의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중심이었다고 한다면 2022년은 테슬라와 같은 신생 전기차 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합류한다는 점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신생 전기차 브랜드들은 콘셉트카를 선보인다거나 전기차와 관련된 미래 기술을 소개하는 게 고작이었다. 물론 양산을 시도했지만 그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면서 소비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양산차를 선보이고 있다. 2022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신생 브랜드의 전기차는 어떤 차가 있을까?

먼저 국내에 진출하는 전기차부터 보면 지난 12월 국내 자동차 업계를 뜨겁게 달군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있다. 폴스타를 여전히 볼보의 고성능 디비전 브랜드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거다. 2017년 볼보가 폴스타를 분사시켰고 볼보 디자인 총괄 부사장인 토마스 잉겐라트를 최고경영자(CEO)에 앉히며 퍼포먼스와 디자인을 겸비한 전기차 브랜드로 바뀌었다. 폴스타는 오는 1월18일 폴스타 2로 국내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다.

폴스타 2는 볼보의 콘셉트 40.2에서 디자인을 가지고 왔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볼보의 이미지와는 사뭇 차이가 있다. 전형적인 전기차 외관을 생각하면 유쾌한 디자인이다.

폴스타 2는 75㎾h짜리 배터리팩이 들어가는데 540㎞(싱글모터 롱레인지 트림 WLTP 기준)를 달릴 수 있다. 특이한 건 배터리 배열이다. 여느 전기차들은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배치하는데 폴스타 2는 앞뒤 좌석 아래와 센터콘솔 안쪽에 넣었다. 전기차는 배터리 배열에 따라 주행 감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폴스타 2가 어떤 주행 감각을 선사할지 꽤나 궁금하다.

지난 11월 미국 나스닥에선 리비안이 상장하자마자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섰다. 리비안의 매출은 거의 없지만 오는 3월부터 생산할 R1T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수치다. R1T는 리비안이 내놓는 첫번째 전기차로 픽업트럭이다.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5475·2015·1815㎜로 일반 중형 픽업트럭 크기지만 휠베이스가 3450㎜나 돼 실내 공간은 중형 픽업트럭 그 이상이다.

루시드에어. 루시드 모터스 제공
루시드에어. 루시드 모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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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국내 출시될까

인상적인 건 곳곳에 숨은 적재 공간이다. 앞쪽 보닛 아래에는 330ℓ짜리 짐 공간을 마련했으며 승객석과 뒤 적재 공간 사이 아래에 350ℓ의 ‘기어 터널’이라는 추가 공간이 있어 활용도가 높다. 성능도 뛰어나다. 각 휠에는 197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얹어 2670㎏이라는 무거운 무게에도 시속 0㎞→100㎞ 가속까지 3초면 충분하다. 견인력은 최대 5이고 최대 적재무게는 800㎏이다.

리비안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도 리비안 관련 상표권이 등록되면서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특허청 특허정보 검색서비스(KIPRIS)를 보면 출원인 리비안 아이피 홀딩스, 엘엘씨로 리비안 엠블럼은 물론 신차 모델명인 R1T, 스포츠실용차(SUV) 버전인 R1S 등도 함께 등록됐다. 이 밖에 R2T와 같은 향후 신차에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명도 다수 출원했다.

리비안 말고도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전기차 브랜드가 하나 더 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테슬라의 악몽’이라는 별명이 붙은 루시드 모터스다. 루시드 모터스는 테슬라 부사장 출신 버나드 체가 설립한 회사로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제2의 테슬라에서 테슬라의 악몽으로 별명이 바뀐 건 그들의 첫번째 전기차 루시드 에어의 주행가능거리 때문이다. 루시드 모터스는 지난 9월 19인치 휠을 낀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레인지가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한번 충전으로 837㎞를 달릴 수 있다고 발표해 큰 화제가 됐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테슬라 모델 S 플로이드의 주행가능거리가 628㎞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지난 11월부터 루시드 에어는 북미 고객 인도를 시작했으며 2022년 생산 목표를 2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 밖에도 피스커, 카누 등 다수의 전기차 브랜드가 고객 인도를 앞두고 있다. 이들까지 시장에 나오게 된다면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와 신생 전기차 업체 간의 본격적인 대결 구도가 도드라질 것이다. 대결의 향방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서 우리에게 적합한 전기차를 선택하면 된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결론은 나오지 않을까?

김선관 <오토캐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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