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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예뻐야 돼, 뭐든지

등록 2022-02-25 09:59수정 2022-02-25 10:03

이거 물건이네: 무선 전기 주전자

발뮤다 더 팟. 이정국 기자
발뮤다 더 팟. 이정국 기자

제품명: 발뮤다 더 팟

구매 시기: 2016년 3월

구입처: 인터넷 쇼핑몰

가격: 17만원대

특징: 끓이고 붓고 한번에 해결

홈카페가 대세다. 코로나 덕분이기도 하지만, 한국 사회에 커피 열풍이 분 지는 오래다. 고품질 커피 원두를 갓 갈아 만든 스페셜티 드립 커피가 유행을 타면서부터다. 어쭙잖지만, 나도 드립 커피를 집에서 해 먹고 있다. 처음에는 전기 주전자에 물을 끓여 드립 포트(원두 가루에 물을 붓는 주전자)에 옮겨 담아 커피를 내렸다. 이게 일반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꽤 귀찮다. 일단 물을 한번 옮겨 담아야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식어가는 물 때문에 가스레인지에 주전자를 다시 올려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준 것이 ‘발뮤다 더 팟’ 무선 주전자다. 일단 생김새 자체가 아름답다. 드립 포트의 원형 같은 느낌이랄까. 적어도 인테리어 파괴범 소리는 듣지 않는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물 끓이기가 가능한 무선 타입 전기 주전자라 편의성까지 겸비했다. 몸통도 저가형 주전자에 비해 꽤 두툼한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져 물이 금방 식지 않는 장점도 있다. 구매 당시 ‘너무 비싼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지만 현재까지 대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일본 회사인 발뮤다는 가전제품 업계에서 꽤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굳이 필수품은 아니지만 있으면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든다는 점이 흥미롭다. 전기 주전자부터, 공기청정기, 가습기, 선풍기, 심지어 밥솥과 캠핑용 랜턴까지 만든다. 가격도 일반적인 가전제품 회사와 비교하면 비싸다. 선풍기 하나가 웬만한 벽걸이 에어컨 가격이니까. 하지만 소비자들은 제품의 탁월한 디자인에 반해 지갑을 연다. 더 뺄 것이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은 쉬 질리게 하지 않는다.

이 제품으로 커피를 내리면 항상 떠오르는 말이 있다. “예쁜 게 좋아, 예뻐야 돼 뭐든지.”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이영애)가 한 말이다. <끝>

*그동안 ‘이거 물건이네’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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