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각지역 근처 ‘용리단길’에는 새로 연 식당뿐 아니라 오래된 식당도 많다. 젊은이들이 줄을 서는 신상 식당 사이로 모든 연령이 어울리는 오래된 식당이 함께 있는 게 이 동네만의 매력이다. 새 식당과 옛 식당을 두루 모았다.
가타부타는 하와이식 음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국적 음식을 선보이는 식당이다. 하와이 음식은 동양 이민자의 영향을 받아 간장이나 참기름 등을 많이 쓰기 때문에 한국 사람도 익숙하게 즐길 수 있다. 내추럴 와인부터 프리미엄 소주까지 준비해두어 저녁에 술 한잔 하기에도 좋다.(참치포케 1만2500원.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231-2)
효뜨는 삼각지역 이국적 식당 열풍의 주인공 중 하나다. 쌀국수와 돼지고기덮밥 등 동남아시아에 가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음식을 판다. 돼지고기덮밥은 피시 소스와 동남아 고추를 넣고 볶아서 짭짤하고 매콤한 동시에 이국적인 향이 감돈다. 주말에는 대기가 100팀일 정도로 인기인 곳이다.(짜조 9천원, 닭고기쌀국수 1만원. 한강로2가 73-3)
‘효뜨’의 돼지고기 덮밥. 윤동길 스튜디오어댑터 실장
일반 중식에 식상한 사람이라면 홍콩식 중식을 내는
꺼거를 추천한다. 어두컴컴한 가운데 다채로운 색을 쓴 90년대 홍콩영화 속 홍콩 분위기를 재현해 인기를 끈다. 음식 맛 역시 두반장 등을 적당히 사용해 거슬리지 않을 만큼의 이국적인 맛이 난다. 대기는 길지만 직원들의 손이 빨라 음식을 주문하면 빨리 나온다.(돼지고기볶음면 1만5천원. 한강로2가 100-3)
서울 연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셰프가 삼각지로 옮겨 차린 내추럴 와인바
처그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간결한 인테리어, 다양한 술 메뉴, 셰프의 기량이 느껴지는 안주 등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식당의 조건을 느낄 수 있다.(안초비 파스타 2만2천원. 한강로1가 239-1) 와인바
하리도 주목하자. 프랑스의 고급 레스토랑과 한국의 호텔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은 젊은 셰프가 독립해서 낸 첫 와인바다. 익숙한 음식을 파인 다이닝 방식으로 재해석한 감각이 돋보인다. ‘하리’라는 이름은 대표의 어릴 적 고향 슈퍼 이름에서 따왔다고.(카르보나라 1만7천원. 한강로2가 258-1)
15년 경력의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로스팅 카페
쿼츠는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 유명한 곳. 유연주 대표는 세계 바리스타 대회 출전을 준비했을 정도의 실력파다. 직접 농축한 우유를 넣은 시그니처 메뉴가 자랑이다.(캐러멜 마키아토 6500원. 한강로1가 245-5)
꺼거의 깨장 치킨 면. 윤동길 스튜디오어댑터 실장
삼각지 하면 떠오르는 노포는 역시 삼각지의 상징인
원대구탕이다. 메뉴는 매운탕과 맑은탕뿐이고, 앉기만 하면 홀의 매니저 아주머니들이 무심한 듯 능숙하게 모든 걸 다 해준다. 분주한 주방과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홀은 식당 운영의 정수를 보여준다.(대구탕 1만2천원. 한강로1가 142-4) 생선구이로 유명한
대원식당도 소문난 맛집이다.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도 이곳의 허름한 외관은 힙스럽게 느껴진다. 할머니 사장님이 공력 있는 솜씨로 고등어를 직접 구워준다.(생선구이백반 9천원. 서울 용산동3가 1-64)
전형적인 한국형 실내 포장마차인
대박포차도 근처의 장년층 직장인과 새침한 젊은 회사원들이 약속한 것처럼 모여드는 곳이다. 저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싶을 만큼 부추를 많이 넣은 부추전으로 유명하다. 그 외에도 한국 포장마차답게 주요 메뉴의 완성도가 고루 높다.(부추전 8천원. 한강로1가 231-9)
이 밖에 멸치 국물로 끓인 잔치국수를 내는
옛집국수도 집에 가는 고등학생과 외국인, 동네 힙스터 청년들을 두루 볼 수 있는 오래된 가게다.(온국수 4천원. 한강로1가 231-23)
박찬용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