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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뇨·야뇨·잔뇨…남성질환 ‘찜찜한 불청객’ [ESC]

등록 2023-12-09 09:00수정 2023-12-09 12:14

건강 전립선비대증

호르몬 영향 전립선 커져 문제
화장실 자주 가는 겨울철 늘어
규칙적 운동에 내장지방 줄여야
남성, 소변, 전립선, 건강.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남성, 소변, 전립선, 건강.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년층을 포함해 고령의 남성들 가운데 특히 초겨울에 소변 문제로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전립선(전립샘)비대증 때문이다. 전립선이라는 조직이 커져 소변 볼 때 여러 불편이 생긴다. 소변을 너무 자주 보거나, 밤에 소변이 마려워 깨거나,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갔는데도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 등을 호소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 증상을 겪기 때문에 30대 이하에서는 드물고 40~50대부터 급증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고령화와 함께 전립선비대증 질환자 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을 오래 앓게 되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나 소변이 모이는 방광에 돌이 생기거나 갑자기 아예 소변을 보지 못하게 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가족력이나 유전이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면 예방·관리도 가능하다.

땀 덜 나고 배뇨 잦아지는 겨울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방광에서 소변이 나오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전립선이 커지는데 이렇게 되면 배뇨에 지장이 생긴다. 전립선비대증 질환자는 밤에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불편이 생겨 병원을 찾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8년 약 127만명에서 2022년 143만명가량으로 5년 사이 12%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전체적으로 병원 이용이 많이 감소한 2020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환자 수는 증가 추세다. 10명 중 6명 이상이 60~70대 고령층이다.

특히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겨울에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가 늘어난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한다. 이에 따라 우리 몸에 노폐물도 많이 쌓이는데 땀이 덜 나기 때문에 주요 노폐물 배출 방법이 소변이 된다. 날이 추워지면서 배뇨가 잦다 보니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불편을 느껴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2022년 기준 월별 전립선비대증 환자 수를 집계해보면 12월이 48만8천명으로 봄·여름철의 43만~44만명에 견줘 4만~5만명가량이 많다. 가을철인 10~11월도 46만~47만명으로 여름철보다 환자 수가 많다.

전립선비대증은 대체로 증상 점수를 계산해 진단을 내린다. 흔한 증상은 소변을 본 뒤에도 시원한 느낌보다는 소변을 다 보지 못한 느낌, 즉 잔뇨감이 드는 것이다. 또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도 대표적이다. 하루 8번 이상 소변을 보거나 또는 소변을 한 번 본 뒤 2시간 안에 다시 보게 되는 증상이다. 소변을 보다가 소변 줄기가 너무 약해져 다시 힘을 줘야 하거나, 소변이 마려울 때 참을 수 없어 새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소변이 마렵다고 느껴 화장실을 갔는데 정작 소변기 앞에 서도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소변을 보기 위해 아랫배에 힘을 주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생겨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전립선이 계속 커지면서 증상이 지속되면 점차 밤잠을 설치게 되고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지는 등 일상생활 유지가 곤란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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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음료 자제해야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경우 종합감기약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 종합감기약에는 콧물 증상 등을 차단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 성분이 든 경우가 많다. 항히스타민제는 소변이 나오는 길인 요도를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평소에도 소변 보기가 힘든데 요도까지 수축되면 아예 소변을 보지 못하는 ‘급성 요폐’가 나타날 수 있다. 60살 이상 고령층이나 전립선비대증이 심할수록 급성 요폐의 가능성은 커진다. 종종 감기약을 먹은 뒤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뒤 전립선비대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사람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환자들의 증상 호소로 진단이 내려질 수 있지만 다른 질환이나 합병증 유무 등을 판단하기 위해 여러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소변검사의 경우 혈뇨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소변의 유속이나 잔뇨량 등을 확인하는 검사도 필요하며 혈액검사도 마찬가지다. 혹시 모를 합병증 등을 진단하기 위해 방광경 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할 수도 있다.

특별한 합병증 없이 소변 보는 데에만 불편이 있다면 초기에는 생활습관을 정비하고 식이요법을 시도하면서 증상 개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자기 전에 소변을 미리 보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저녁 식사 뒤에는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커피·녹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나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 좌욕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생활습관 정비로 증상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이후로는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방광에서 소변이 나가는 길의 압력을 낮추는 기능을 하는 약이나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이 주로 쓰인다. 다만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은 성기능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전립선 크기가 큰 경우에 사용한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혈뇨와 감염, 소변이 아예 나오지 않는 증상이 반복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가족력·유전이 아닌 한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이 권장된다. 내장지방을 줄이는 등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해야 한다. 적절한 성생활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일과 채소류, 콩류는 더 챙겨 먹되 육류 및 지방 섭취는 줄이는 것이 권장된다.

김양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경북의 한 시골 마을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했다. 한겨레 의료전문기자로 재직하면서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위한 기사를 썼고, 지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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