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그 바느질의 순박함

등록 2007-10-24 21:44

여행작가 박동식의 어린이가 만든 직물. 사진 박동식 제공
여행작가 박동식의 어린이가 만든 직물. 사진 박동식 제공
[매거진 Esc] 여행에서 건진 보물 여행작가 박동식의 어린이가 만든 직물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박동식씨에게는 아마도 ‘여행’이라는 유전인자가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다. 1990년 제대한 뒤 제주도를 걸어서 여행한 뒤, 여태껏 세계를 헤매고 있다. 그는 여행을 하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여행작가다.

1999년에는 인도차이나 반도를 헤맸다. 타이 방콕에서 시작해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다시 타이로 돌아오는 석 달짜리 장기 여행이었다.

라오스. 지금만 해도 배낭여행자의 때가 탔지만, 그때만 해도 라오스는 순수함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방비엔은 “단 한 사람의 불만도 없이 모든 배낭여행자가 사랑하는 곳”이었고, 루앙프라방은 “전체가 사원으로 뒤덮인 평화스러운 도시”였다.

루앙프라방의 도심, 사원과 사원 사이 한 공터에는 직물시장이 있었다. 주민들이 쪼그리고 앉아 직물을 만들어 팔았다. 주민들은 바탕색은 보통 남색 천을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빨강, 파랑, 초록색 등 다양한 색의 천을 덧대어 작품을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된 직물은 식탁보가 되기도 하고, 보자기가 되기도 하고, 지갑이 되기도 했다. “문양이 모던하지 않아요?”

그래서 몇 장을 사들였다. 그중 애착이 가는 것은 아이가 만든 직물이다. 엄마 밑에서 열 살배기 아이는 미술시간 그림을 그리듯 서툴게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아이 스스로 디자인한 거죠.”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 파랑·주홍·하늘색 물고기, 그리고 형태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조합된 디자인. 바느질은 엉성했지만 아이의 순박함이 담겨 있어 좋았다. 그래서 그에게 라오스의 추억은 아이가 바느질한 순박함으로 남아 있다.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