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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요리 냠냠사전
탕수우육〔명사〕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녹말가루를 묻혀 튀긴 것에 설탕, 식초 등으로 만든 소스를 끼얹은 중국요리. <신라호텔 주방장 여경옥의 중국요리>(여성자신)를 보면, 우리식 한자발음으로는 당초우육(糖醋牛肉)이라고 쓴다. 설탕(糖)과 식초(醋)로 만들어 달고 시다는 뜻이다.
<25C9> 관련어 : 난자완스. 귀에 익숙한 중국요리 이름 뒤에는 제각기 뜻이 숨어 있다. 난자완스는 우리식 한자로 ‘남전환자’(南煎丸子)다. ‘전’자는 ‘졸이다’라는 뜻이고 ‘환’자는 둥근 모양을 가리킨다. 돼지고기로 완자를 빚어 소스에 조려내는 산둥 지방의 요리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주로 남쪽지방에서 즐겨 하는 요리라 ‘남녘 남’자가 붙었다. 주로 코스메뉴의 하나로 나오는 동파육에도 유래가 있다. 통째로 조리한 삼겹살에 소스를 끼얹어 먹는 동파육은 송나라 때의 시인 소동파가 즐겨 먹었다는 데서 이름 지어졌다. 개그맨 정형돈의 주식이라는 깐풍기의 깐풍은 한자로 건팽(乾烹)이다. 소스가 없도록 마르게(건) 볶는다(팽)는 뜻이다. 기는 닭고기 계(鷄)자. 라조기의 라조는 우리식 한자로 랄초(辣椒)다. 랄초는 고추를 가리킨다. ‘랄’자는 ‘신랄하다’는 단어의 그 ‘랄’자다. 류산슬은 어떤 뜻일까? 유삼사(溜三絲)의 ‘산슬’(三絲)은 ‘세 종류의 채 썬 재료’를 의미한다. ‘유’자는 기름에 볶았다는 뜻이다. 한자의 숨은 뜻을 알면 덩샤오핑 동상 앞에서 등소평을 찾는 실수는 막을 수 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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