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스마트폰도 꺾지 못한 다이어리 매력

등록 2012-11-28 18:03수정 2012-11-30 10:35

[매거진 esc] 이것은 유행이 아니다
연말이면 대형문구점을 장식하는 다이어리…유명 제품은 패션 브랜드 인기 뺨쳐

요즘 대형 서점에 가면 가장 붐비는 곳. 문구류, 그중에서도 내년도 스케줄러와 다이어리를 파는 코너이다. 세밑, 자신을 위한 선물로는 안성맞춤이다. 요즘은 다이어리에 일기를 적기보다는 약속이나 해야 할 일을 적어 놓는다.

사람들이 빼곡히 아기자기한 글씨체로 다이어리를 채워나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됐다. 아마 15년 전쯤, 다이어리 적기가 ‘유행’이던 때가 있었으니. 손바닥만한 스케줄러에 가느다란 색색의 펜으로 ‘아무개와 떡볶이 먹음’, ‘만화책 돌려주는 날’ 따위를 적으며 하루를 정리하곤 했다. 빠지지 않았던 것은 귀여운 캐릭터가 인쇄된 스티커였다. 어느샌가 다이어리를 적으며 소녀 감성을 키워가던 이들은 20~30대가 되었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손글씨로 된 다이어리를 가방 속에 꼭 넣어 다닌다.

이렇게 ‘다이어리 문화’가 당시 유행했던 데는 한가지 이유가 있었다. 갖고 싶은 다이어리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독특한 아트 문구를 파는 전문점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던 때이다. 예쁜 것에는 좀체 맥을 못 추던 주머니 가벼운 여중고생들은 학교를 마치면 이곳으로 가 다이어리, 펜이며 스티커 따위를 사모으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일러스트 디자인이 가미된 다이어리가 인기를 얻었다. 웹툰 작가들이 창작한 캐릭터를 활용한 것부터 명화를 인쇄한 다이어리 등이 등장했다.

그 뒤 다이어리가 ‘잇 아이템’인 시대는 아마 다시 없을 줄 알았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온갖 스케줄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내려받아 쓸 수 있으니, 손글씨로 쓰는 다이어리의 시대는 저무는 듯했다.

그러는 ‘듯’ 했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스마트폰 시대에 겉과 속의 깔끔한 맵시가 돋보이는 스케줄러와 다이어리는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다양한 색의 가죽으로 겉을 치장한 디자인 다이어리와 노트 등은 이제 마치 패션 아이템처럼 소비된다. ‘잇 아이템’으로 여겨질 만한 스타 다이어리 제품들도 여럿이다. 이들 제품을 내놓는 유명 디자인 문구 브랜드들은 패션 브랜드와 그 위상이 다를 바 없다.

이들 다이어리 디자인이 어쩌면 특별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간결한 디자인을 내세운다. 그래서 대형 문구 전문점에서 살펴본 디자인 제품들은 브랜드와 값만 달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마치 세상에서 제일 궁합 잘 맞는 친구나 배우자를 고르는 것처럼 힘든 결정을 앞두고 자꾸만 망설인다. 멋진 다이어리도 다이어리지만 새해에는 좀더 즐거운 일상으로 나의 ‘잇 아이템’이 빼곡히 채워지길 바라본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사진 안테나샵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논쟁] 홍성담 화백의 ‘유신풍자화’, 어떻게 봐야 하나
“이 자식이” “버르장머리 없는 XX” 새누리 의원들, 국회 회의 도중 욕설
공지영, 정권교체 위해 단식 기도 돌입
발사 16분전 상단로켓 이상…‘2012년 우주여행’ 사실상 무산
귀엽게 망가진 박하선이 없었다면…
전설, 떠나다…박찬호 “은퇴하겠다”
[화보] ′성추문 검사′ 얼굴 가린 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